바다
1
바다를 삶의 터전이나
고향으로 둔 사람들은 하루를
바다에서 시작하고 또 마칩니다.
바다가 그리운 사람 때만 되면
바다를 찾아가 그동안 쌓인
피로를 풀고 싶답니다.
바다에서 자란 친구는
변화무쌍한 도시를
복잡한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친구는
반대로 바다가 그립답니다.
사람은 현제 주어진 조건이나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
새로운 삶을 살기 원합니다.
2
그 옛날 전쟁을 했던 시절
바닷가로 피난 갔던 경험 때문에
늘 바다를 그리워하며 살고 있습니다.
용두산 공원을 오르던
사십 계단이 그립고
광복동에 있던 극장에서
만화영화 백설 공주를
처음 본 그리움도 있고.
충무동 자갈치 시장에서
어묵 먹었던 추억도 새록새록
영도다리 드는 것도 보았습니다.
어린 시절 바닷가에 살면서
어른들의 걱정이 무서워
수영을 배우지 못하고.
평생을 물을 두려워하면서
살아온 사람의 생각입니다.
3
세상을 살아가려면
무엇이든 가리지 말고
많이 배워 두라는 그 옛날
우리 할머니 말씀이 생각납니다.
언제 어떻게 쓰일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반드시 필요할 때가
온다고 했습니다.
살아가기 힘든 세상을 살아야 하는
젊은이들 가리지 말고 무엇이든지
많이 배우고 익혀 두기 바랍니다.
늘 준비하고 대비하라며
만들어낸 유비무한이란
좋은 말도 있습니다.
4
파도와 더불어 바닷가 사람들은
바다를 생업의 터전으로 삽니다.
요즈음 이웃나라 배들이
우리 바다에 몰래 들어와서
물고기를 무자비하게 잡는답니다.
육지에 국경이 있고 바다에도
경계가 있는데 그것을 어기고
몰래 잡는 도둑질을 한답니다.
바닷가 어민들은 그런 이유로
날마다 생계를 위협 받는 답니다.
바다를 사이에 우리와 이웃하고 사는
그들 역시 넉넉하지 못한 삶을 사는
서민이기에 안타까운 마음이랍니다.
우리 어민도 살아야 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알맞은 책임을 묻고 서로 지킬 것은 지키면서
서로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