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한 부연 설명입니다. 주말에 시부모님께서 오실 때엔 종종 서로 마음이 상하곤 합니다. 저는 온집안 대청소를 시작합니다. 남편도 어쩔 수 없이 같이 해야하지요. 그래도 제 성에 안찹니다. 제가 다시 합니다. 당연히 피곤합니다. 힘들어서 청소하다 짜증을 냅니다. 남편은 왜그러냐고 합니다.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대화는 거의 이런 패턴입니다.
-시부모님 오시는데 이렇게 더러운 모습을 어떻게 그대로 보여드리냐. -우리 어머니 뭐라고 안하신다. 뭘 그렇게 예민하냐. -뭐라고 안하시는 건 안다. 감사하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시부모님 오시는데 청소 안하는 며느리가 있냐. -우리 어머니 그런 분 아니다. 다 이해하신다. -청소 안해서 닫아놓은 컴퓨터방도 굳이 문열고 들어가보시지 않았느냐. -왜 또 그렇게 생각하냐. 아기 안고 그냥 들어가보신거지. 그렇게 말하면 기분나쁘다. 그런 분 아니다. -그래도 나는 눈치가 보인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더러운 걸 보여드리는 게 나에게 용납이 안된다. -아기 키우고 임신한거 다 아시는데 그런거 이해 못하실 분 아니다. -그럼 곰팡이 가득 핀 화장실에, 옷 잔뜩 쌓여있는 옷방에, 먼지 날리는 거실장에, 미어터지는 분리수거함과 음식물쓰레기통을 그냥 놓냐. -왜 그렇게 완벽한 모습만 보여주려고 하냐. 괜찮다. -말이 되냐. 내가 안괜찮다.
이런 식으로 괜찮다, 안괜찮다의 반복입니다.
요즘은 그래도 서로 역할을 바꿔하다보니 청소를 제가 매일 해서 엄청난(?) 대청소를 하진 않아도 되겠네요. 그래도 청소는 하게 되지 않나요? 네, 저희 시어머니 좋으신 분입니다. 뭐라고 한 번 안하시고, 재료까지 싸오셔서 맛난 거 해주시고, 아기 밥먹이느라 저 밥 못먹을까봐 걱정해주시고. 압니다. 그래도 시어머니는 시어머니잖아요. 남편 말대로 제가 너무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려고 하는걸까요? 뭐라고도 안하시는데 제가 눈치를 너무 보는건지.. 다음부터 정말 이 난장판을 그대로 보여드려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