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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누구도 슬퍼하지 않았다
게시물ID : lovestory_819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0
조회수 : 52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4/27 23:43:16

사진 출처 : http://uandromedae.tumblr.com/

BGM 출처 : https://youtu.be/oxNEMyUJs_I





1.jpg

김종해

 

 

 

눈은 가볍다

서로가 서로를 업고 있기 때문에

내리는 눈은 포근하다

서로의 잔등에 볼을 부비는

눈내리는 날은 즐겁다

눈이 내릴 동안

나도 누군가를 업고 싶다






2.jpg

박상순낱말

 

 

 

나도 한때는 아름다운 음악이었다

아침마다 햇살이 내 발목에 고리를 달아

창가에 걸어놓은 작은 화분이었다

너는 오늘도 아름다운 추억

아름다운 노래

약속을 품에 안고

꿈 밖으로 난 길을 따라가지만나는

 

꿈으로 다시 돌아올 너를

빛의 소음(騷音속에 영원히 묻어버리는

환몽의 정거장에 선

유령이 된다







3.jpg

박민수물가에서

 

 

 

물가에 앉아

잠시 몸을 쉬노라니

물 속 그림자 드리운 들꽃 하나

짓궂게 제 몸 흔들며 나에게 농을 걸어오네

내 그림자 물속에 섞여 들꽃과 구별 없으니

그 농 받아 나도 몸을 흔드네

물은 조용하여도

물속 나라 그림자들끼리 한데 어울려 떠들썩하니

한참 동안 내가 나를 잊은 것을 내가 모르네

허허 이런 요지경 세상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모르네







4.jpg

나태주명멸

 

 

 

하늘에서 별 하나 사라졌다

성냥개비 하나 타오를 만큼

짧은 시간의 명멸(明滅)

 

사람들 꿈꾸며 바라보던 그 별이다

아이들도 바라보며 노래하던 그 별이다

 

누구도 슬퍼하지 않았다

울지 않았다

다만 몇 사람 시무룩이

고개 숙였다 들었을 뿐이다







5.jpg

황동규견디기 힘든

 

 

 

그대 벽 저편에서 중얼댄 말

나는 알아들었다

발 사이로 보이는 눈발

새벽 무렵이지만

날은 채 밝지 않았다

시계는 조금씩 가고 있다

거울 앞에서

그대는 몇 마디 말을 발음해 본다

나는 내가 아니다 발음해 본다

꿈을 견딘다는 건 힘든 일이다

신분증에 채 안 들어가는

삶의 전부쌓아도 무너지고

쌓아도 무너지는 모래 위의 아침처럼

거기 있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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