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안산에 살고 있는 한 대학생입니다.
(안산 토박이에요)
오늘 제가 오유에 가입한 이래로 처음 글을 남기네요.
그 이유로는 제 자신이 부끄러워서, 다른 분들은 저와 같은 실수 하지 않기를 감히 바라면서 이렇게 의미 있는 첫 글을 남깁니다.
저는 평소에 글을 쓸 때 장난기도 심하고, 또 재미나게 쓰는 것을 좋아하지만 오늘은 오로지 반성의 뜻만을 담아서 글을 쓸게요.
저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역이 4호선 중앙역인데요, 안산에서 살지만 학교가 멀어서 중앙역까지 오고가는 통학버스를 타고 통학을 해요.
그리고 중앙역 맞은편에는 아직도 노란 리본들과 함께 진상 규명을 바라는 호소문이 붙어있어요.
학교에서 통학버스를 타고 중앙역에서 내려서 지하도를 통해 중앙역 맞은편으로 나와 걸어가고 있는데,
오늘도 어김없이 서명운동을 하는 봉사자분들께서 나와계셨어요...
사실 저는 정말 죄송스럽고 부끄럽습니다...
"서명 안하신 분들 한 번만 도와달라"고 하시는 그 간절한 모습과 목소리를 왜, 도대체 왜,
제 귀에 꽂힌 이어폰 너머로 들리는 그 간절한 목소리를 애써 외면했던 건지... 정말이지 죄송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오늘도 어김없이 저는 이어폰을 꽂은 채로 그 앞을 지나고 있었어요.
사실 그 간절한 목소리는 아무리 음악을 들으며 지나친다고 해도 음악소리 너머로 다 들리더라고요...
오늘도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려 했습니다.
'우리 성당에서 서명운동 할 때 서명했어~...'라는 바보같은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순간 이러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왜 나도 슬퍼하면서 정작 도울 수 있는 작은 일들에는 나서지 못하는가' 하는 생각에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 귀에 꽂은 이어폰을 빼고
서명을 했습니다.
서명하는 거, 그거 정말 아무 것도 아닌데,
꼭 해야하는 건데 왜 제가 고맙다는 인사를 받아야 했는지...
되려 제가 '이제서야 이렇게 하게되어 죄송하다', '그냥 지나쳐서 정말 죄송했다'고 말씀드려야 했는데 말이에요...
그동안 잘 참고 지냈다 싶었는데 스티커랑 뱃지 받으니 또다시 마음이 먹먹해지더라고요.
아마도 저의 마음이 먹먹했던 것은 어쩌면 조금씩 무덤덤히 잊고 지내던 그간의 부끄러움을 알아차렸기 때문이기도 했겠지요.
그렇게 집까지 걸어오는 동안, 부끄러웠던 제 자신을 다시 돌아보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가만히 있지 말아요 그리고 결코 잊지 말아요 |
글로나마 이렇게 제 마음을 적어내고 나니 마음이 조금은 시원하네요.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