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
1
옛날 민초들이 사용하던 그릇은
흙으로 구운 사기 그릇 이었습니다.
동네에서 여유 있게 산다는
부자들은 그릇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놋그릇을 사용했습니다.
여유 있는 집에서는 서로먼저
부를 과시 하기 위하여 안성에서
유기를 주문해서 집안에 놓았습니다.
그릇 하면 옛날부터 유행한 말이
안성맞춤이라는 말이랍니다.
옛날에는 과거에 등과하고
벼슬길에 나서면 나라에서
일정한 땅을 주었습니다.
그 땅을 자손 대대로 물려오면서
지주가 되고 그 것을 바탕으로
오늘날 까지 부자가 되었습니다.
조상이 물려준 땅 부자
일정한 지역이 개발되면서
그들을 졸부라고도 했습니다.
요즈음은 주식회사의 주식으로
자기 대의 부를 자손들에게
대물림 한다고 합니다.
세월이 흐른 오늘날에도
부잣집에서는 안성 유기로
자신들의 부를 자랑합니다.
2
세월이 흘러도 여유를 갖지 못한
민초들은 동네 재래시장에서
사기그릇을 구입 합니다.
옛날 아낙네들은 어려운
살림살이 그릇 깨뜨린다고
어른들께 꾸중을 들었습니다.
갓 시집온 아낙네는 행여나
실수로 사기그릇을 깨뜨릴까
전전긍긍했다는 말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그 옛날 힘들었던 시집살이와
남자들의 답답하게 막힌 생각을 꼬집는
접시를 깨뜨리자는 노래가 나왔습니다.
그래도 오랜 동안 부자들의 유기그릇과
민초들 사기그릇은 늘 함께 살아왔습니다.
3
전해오는 그 무엇을 새롭게 하려면
기존에 있던 틀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그 것이 쉽지 않고 생각도 많이 다릅니다.
요즈음 몇몇 사람은 옛 것과
새로운 것에 대하여 지나치도록
막힌 생각으로 이웃을 본다고 합니다.
새로운 것은 새로운 가치가 있을 것이고
지난 것은 그 나름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그 둘을 조화롭게 하여 모든 이웃을
아우르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고
생각이 조금만 다르면 적군처럼
무찌르려는 기세로 처리하는 것을
주변에서 눈으로 보게 됩니다.
우리는 이 땅에서 영원토록
함께 살아갈 한 민족입니다.
4
세월은 흘러도 우리 모두
어우러져서 살아가야 하기에
여기까지 살아온 것처럼 서로
꼭 안고 살아가기를 희망합니다.
어느 학자는 말하기를 무슨 그릇인가보다는
그 그릇에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담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