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꼼수를 들으며 세상에 눈 뜬 30대 유부(녀)징어입니다.
지지난 대선에 패한 후 너무 큰 좌절감에 투표는 하되 돌아가는 꼴은 보지 않으려 노력해왔습니다. 생존해 계신 독립 운동가들이 보시면 참.. '요즘 것들은 참을성이 없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하시겠지만,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갑자기 떠진 눈에 보이는 세상이 너무 참혹하여 차라리 눈을 감는...
그때나 지금이나 입은 살아서 나불나불하지만 사실 정알못입니다. 역사를 좋아했지만 현대사는 잘 모르는 제도권 역사교육의 산증인이거든요.
다시 촛불을 들고 광화문으로 나가는 요즈음... 참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그 자리에서 열심을 다하는 모습보며 고마움을 느낍니다.
달님의 '운명'을 이제 읽습니다. (아... 달님... 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이렇게 풀어내시다니.... 정말 직접 쓰셨군요. 가슴 아픈 역사지만...재미가 없어요. 하나님은 역시 공평하셔요. 달님은 책에서도 재미가 없으셔요. 죄송해요.)
초입에 이런 문구가 나옵니다.
'우리 스스로 깨끗해야 했다. 당시 독재 권력이 흔히 쓰는 수법을 잘 알고 있었다. 비리나 약점을 찾아 협박하거나 옴짝달짝 못하게 하는 수법이다. 뒷조사로 탈세, 사생활 비리 등을 캐내 사람 망신 주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자칫 잘못하면 신세 망치고, 민주화운동에도 누를 끼칠 수 있었다. 대의와 양심에 어긋나지 않게 절제하고 조심했다. 사소하게는 커미션 없애는 것부터 시작해 신고도 철저히 했다. 사생활도 나름대로 아주 엄정하려고 노력했다.'
그때의 민주화운동, 지금의 진보 인사들에게 강요되는 '깨끗함'은 누구의 요구인가.
누구의 요구인가요. 왜 그 요구를 하고 있나요?
잠이 안오는 이 밤, 이 질문을 하고 싶어 잠시 컴퓨터를 컸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나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