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로 어느샌가 제 눈에 거슬리는 주장이 알바의 소행이라고 왜곡되고 있습니다. 지금의 대선후보 검증 주장 또는 이재명 대 문재인의 구도는 알바들의 소행이라는 지극히 단순한 주장으로 덮어졌습니다. 이걸 보면서 고소하면서도 한편으론 이래도 되나 싶더군요.
제가 생각하기에 새누리당에 맞서며 우리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도덕성과 명분이라고 여겼거든요. 즉, 과거에는 대선후보 검증이 지금 이 시점에 필요하지 않는 이유, 문재인과 이재명의 대립구도가 나쁜 이유가 대세를 차지했을 터인데 지금은 위 주장도, 알바냐는 물음도 모두 주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자칫 잘못하면 합당한 의문이 들어도 자기검열을 하며 그 의문을 스스로 폐기하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 탄핵 통과도 안되었고, 야당 간판만 달면 어떤 대선후보든 선출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힘을 모으고, 탄핵에 전력투구해야한다는 주장 역시 설득력이 높습니다. 그런데 이 주장에 반대하면 알바냐는 비꼼을 받는 것이 과연 온당한가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이것 때문에 소리내지 못하는 분들이 계실 것이구요. 오유는 광장이기에 새로 들어오는 분들이 굉장히 많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기존에 합의된 것처럼 보인 사안들도 그분들껜 합의가 필요한 사안으로 보일 수 있지요. 예전에는 새로운 분들이 오셨으니 다시 합의를 시작하였는데 요새는 네가 찾아보고 판단하라는 다소 퉁명스런 반응이 나오는 것 같아요.
두번째는 도덕성을 얘기하면 결벽증에서 벗어나야한다는 말이 종종 나옵니다. 그런데 이 결벽증의 범위가 점점 넓어지는 느낌이 들어요. 우리가 지지하는 이유로 결벽증의 범위를 조금씩 넓히는 것 같더군요. 저는 과도한 도덕성 검증이라는 근거를 대야지 결벽증이냐는 낙인으로 끝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토론들이 많아지고, 관련 자료들이 축적되면 장기적으로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많이 듭니다.
물론 저 역시 이 틀 내에서 움직인 사람이고, 요즘 이것과 관련하여 많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과연 내가 가는 길이 맞을까. 혹시 내가 좋아하는 사이트, 정당, 인물이라는 이유만으로 생각의 균형추를 너무 이쪽에 둔 건 아닐까.
끝으로 한번 더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요. 국정원 알바냐는 글을 쓸 때, 또는 그 글에 추천을 누를 때 굉장히 신중히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런 글들과 추천수가 시게를 비판하려는 시도의 문턱을 무의식적으로 높이는 것 같아요.
우리 모두 알잖아요.
견제없는 권력은 반드시 부패하고, 몰락한다는 사실을요.
오유 시게가 오랜기간 지속되기 위해서라도 오로지 감정만 배설하는 글은 지양해주셨으면 합니다.
욕심내어 하나만 더 바라자면 누구를 비판할 때 'ㅇㅇ 지지합니다만' 이라는 양해를 구하는 듯한 말을 안보았으면 해요. 우리는 누구 지지여부와 무관하게 건설적인 비판은 받아들이고, 내 의견도 적극적으로 말하며 서로서로 조율해나갈 수 있는 능력이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