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바로 얼마전에 동갑인 그와 결혼했습니다.
12월에는 장남이 태어납니다.
우선 제가 가장 사랑하는 아빠를 소개할께요.
우리 아빠는 동갑인 엄마와 19살때 결혼해서, 그 해 겨울에 저를 낳아주셨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사고'친 결혼이죠 ^-^
아빠는 중졸이셨고 16살때부터 오토바이 레이서가 꿈이셨지만, 부상으로 인해 꿈을 접으셨습니다.
그런 오토바이를 무척이나 좋아하시는 아빠가 고르신 일은 오토바이로 서류를 배송하는 일입니다.
(당시엔 방송국의 *보도 라이더라고 저에게 말해주셨습니다.) (*출처 부분의 역자주 참고 부탁)
엄마와 결혼을 하실때 양가 부모님들께서는 무척이나 반대 하셨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가족을 지탱하는 일로서는, 사고 같은게 걱정이 되시니까요..
그래도 아빠는 엄마의 부모님께
"저는 목숨을 걸고 일을 하여, 목숨을 걸고 가족을 지키는겁니다 ! 그게 저입니다 ! "
라고 말하며 반대를 무릅쓰고 엄마와 결혼했다고 합니다.
근데 그 말이 무섭게도 현실이 돼버렸습니다.
아빠는 쉬는 날엔 무조건 저와 놀아주셨습니다.
밥도 가족 다 같이 먹었었습니다.
제가 제멋대로 굴어도 전부 들어주셨고, 제가 자전거 연습을 시작했을 땐 아침부터 저녁까지 공원에서 계속 연습을 도와주셨습니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천둥이 치더라도, 무조건 보육원까지 마중을 나와주셨습니다.
돌아가시기 전에는, 아빠와 매일 목욕탕에 들어가고, 아빠의 가느다란 팔을 베고 잠들었었습니다.
잊을 수도 없습니다, 제가 5살, 동생이 3살때 아빠가 24세 생신때셨습니다.
오랜만에 떠나신 투어링 중에 가드레일에 충돌하여 돌아가셨습니다.
몸을 강하게 박아, 즉사하셨다는것 같았습니다.
병원에 갔을때 본, 하얀 천을 걷어낸 아빠의 얼굴은, 아름답고, 신기하게도 웃고 계셨었습니다.
아직 어렸던 저는 "죽음"이라는 단어를 이해하지 못하였고, 그냥 계속 울고 계신 엄마와, 부모님의 친족, 하얀 천으로 얼굴을 가린, 어두운 방에서 자고 계신 아빠를 동생과 신기하게 보고있던 기억이 뚜렷하게 남아있습니다.
근데 돌아가시고 장례식이 끝날때까지는 신기하게도 울었던 기억이 없습니다.
아빠와 더이상 만나지 못한다는건 할아버지와 할머니로부터 들어 조금이나마 이해는 되었습니다만,
실감이 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장례식이 끝나고, 평소 생활로 돌아가, 매일 마중을 나오시던 아빠가 보육원에 오지 않으시고,
마중을 온 엄마와 동생에게,
" 왜 오늘은 아빠는 안와? "
라고 물었을때,
"아빠는 하늘에 가셨어.
이제부턴 엄마와 하루키하고 3명이서
함께 사는거야.
아빠는 이제 없으신 거란다."
라고 말씀하시는 두눈이 붉어지신 엄마에게
" 싫어~
오늘도 내일도 아빠랑 오토바이 타고 집에 돌아가서
아빠하고 같이 목욕할꺼야 ~!!
아빠하고 또 만날꺼야 !!"
하며 그날은 계속 아빠의 사진을 손에 꼭 쥐고선 울며 잠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 후 16년 동안, 계속 아빠는 사고로 돌아가신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결혼식 전날,
저는 결혼식 도중에 보면 울어 버릴것 같아서,
"아빠의 영정사진은 마지막에 편지를 읽을때까지,
아빠 의자에 놔둬줘!
아빠도 내가 웃는 모습을
가장 좋아하셨잖아 !"
라고 엄마에게 메세지를 보냈습니다.
엄마는
"O K. 내일은 힘내렴!
아빠도 천국에서 봐주실꺼야!
울지말고! 화이팅 ! 나츠미 !"
라며 메시지에 바로 답장을 주셨습니다.
이 때 저는 눈물이 날것 같았습니다만, 내일 결혼식에서 읽을 부모님께 드리는 감사의 편지를 적었습니다.
엄마에게 읽어드릴 편지는, 무척 길게 썼습니다. 근데 그 이상으로 아빠에게 읽을 편지는
엄마에게 드릴 편지의 배이상으로 썼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드디어 결혼식이 시작됩니다. 양측의 친구나 친척, 남편 회사의 사람들, 직접 준비해서 아담하면서 조촐한 결혼식이었지만, 정말 따뜻한 결혼식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피날레를 장식할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를 읽을 차례가 왔습니다.
친구에게 사회자를 맡아 달라 부탁해두었습니다.
"자, 여기서 신부가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입니다.
양가의 아버님, 어머님, 신부의 앞에
서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웃는 얼굴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도록 합시다!"
남편의 양부모님에게 인사를 드리고, 엄마에게 쓴 편지를 읽습니다.
진짜로 오열했었습니다.
엄마에게 쓴 편지가 끝나고, 아빠에게 쓴 편지를 손에 쥐었습니다.
"아빠에게... 아빠는...
아빠는 저에게 무척이나 상냥하셨고.."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나 많이.. 많이 썼는데...
엄마의 손에는 아빠의 영정이 들려있었고...
엄마의 닭똥같은 눈물이 아빠의 영정에 떨어지며, 마치 영정사진의 아빠가 울고계신 것 같았습니다.
"아빠.... 아빠......"
불현듯 사회를 보고있는 친구를 보자,
"몇분이고 몇시간이고 시간이 걸려도 괜찮아 !
천국에 계신 사랑하는 아버지에게 마음을 전해드려!!
힘내 !"
라고 쓰여진 큐 카드가 나와있었습니다.
목소리를 최대한 쥐어짰습니다.
"아빠... 쭉.. 쭉.. 사랑할꺼에요.. 아빠.."
더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전하고 싶은 말은 무척이나 많았는데...
그때였습니다 !
"낫쨩 ! 낫쨩!"
"응? 아빠의 목소리?"
환청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회를 보는 친구가,
"자~ 여기서, 서프라이즈입니다!
신부의 아버지로부터 천국에서 축하의
메세지가 도착... 도착해있..
으니... 여,여러분도 정면에 있는
화면을, 봐..봐주십시오..."
사회를 보는 친구도 울고있었습니다.
저는 영문을 모른채 대형 화면으로 눈을 향하자 그곳엔 정말로 좋아했던 돌아가시기 전 모습을 한 아빠가 계셨습니다.
정신을 차리자 엄마가 옆에 있었고, 꼬옥 손을 잡으시곤,
"눈을 피하지마렴!"
어째선지, 아빠는 병원의 침대에서 당시에 가장 좋아하시던,
아디다스의 져지 모습을 하고 계셨습니다.
"여보? 말해도 되? "
"벌써 시작했는데?
빨리 말해 !"
그리운... 아빠 목소리다....
"아아~ 낫쨩!
결혼 축하해 !"
저는 그때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었습니다.
"아아~ 낫쨩!
결혼 축하해 ! "
어른이 된 낫쨩은 엄마와
닮아서 미인이 되었으려나?"
그때 저는 옆에 계신 엄마에게"
" 뭐야? 이게 뭐야?"
몇번이고 엄마에게 물었지만, 오열하고 있는 엄마가 머리를 꽉 잡으시곤 그쪽으로 고개를 홱 돌려버리고는,
" 조용히 봐!"
라며 혼이 났습니다.
"낫쨩, 아빠는 지금, 병과 싸우고 있습니다.
낫쨩은 아직 어리니까 모르겠지만,
아빠의 병은 엄청
위험한 병이라고 합니다.
낫쨩이 다 클때까지 함께
있을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후우....
아빠는 낫쨩을 정말 사랑해 !
정말 사랑하고 사랑하는, 무척
소중한 아빠의 보물입니다.
낫쨩... 무척이나 제멋대로지만,
아빠는 낫쨩을 정말 좋아하니까
제멋대로더라도 뭐든지 받아주고 싶어 !
하지만... 하지만...
다음에 낫쨩이 제멋대로 굴더라도..
아빠는 받아주지 못할지도 몰라..."
"훌쩍..."
"여보~! 울지마!
웃는 얼굴로 찍기로 약속 했잖아 !
자 웃어! 찍어버린다~?"
"그만해 ~.. 훌쩍..."
엄마도 젊어... 그리워...
"낫쨩 !
아빠는 병으로 앞으로 어느정도 일까?
뭐라고 말해야 낫쨩이 알아 들을 수 있을까?
...앞으로, 낫쨩이 30번정도 아빠하고
같이 잘 정도밖엔 살수 없다고 하네 !
그래도 약 잘 챙겨먹으면 오랫동안 낫쨩하고
하루키하고 같이 얘기도 많이 할수 있다고 하시는데,
만날 수 있는건 집이 아니라 병원이라는거 같아.
아빠 그런건 싫으니까, 약 안먹고
낫쨩하고 하루키하고 엄마하고 집에 있을께 !
낫쨩은 매일 제멋대로 굴지만,
아빠도 마지막만은 낫쨩한테 제멋대로 굴께!"
한번 영상이 끝났습니다.
엄마가 사회자 친구에게서 마이크를 받아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셨습니다.
"오늘은 이러한 서프라이즈에
도움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의 남편, 신부의 아버지는 사고로 죽었습니다만,
사실은 그 이전에 말기암이었습니다.
죽기전에 "사랑하는 나츠미와 하루키를 위해
결혼식 스피치 비디오를 찍게해줘 !"
라는 남편의 부탁을 받아 이렇게 남겨뒀습니다.
그리고 좋아하는 오토바이를 죽기전
다시 한번만 타고싶다는 부탁에, 남편의 친구분들과
함께 나갔을 때에 발작이 일어나, 사고가 나선 죽었습니다.
축하할 자리에서 이런 우울한 이야기는 조금 그렇다고 했지만,
신랑인 아키라군이 제안해주었고 이러한 자리를 마련해주었습니다.
정말로 고맙습니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VTR이 조금 더 남아 있사오니, 함께 봐주셨으면 합니다."
몰랐었다....
당일치기 검사로 입원한 날에 찍은 거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돌아가시기 전까지
아빠가 보육원까지 마중 안나오신 날은 하루도 없으셨으니까요.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VTR은 다시금 재생되었습니다.
"낫쨩, 아빠는 쭈욱 낫쨩을
사랑할꺼야 !
낫쨩과 함께 술도 마시고 싶었는데 말이지~
낫쨩이 낳을 아이도 업어보고 싶었어!
낫쨩과 하루키의 성장을 계속 계속
보고싶었어 ! 근데 미안해...
그건 할수 없을것 같네..
근데, 낫쨩, 이것만은
아빠와 마지막으로 약속해주렴 ! ...
훌쩍... 흐흑..."
아빠가 우는 얼굴... 처음 봤어....
"... 아빠가 없더라도 엄마가 하는말 잘 들을 것 !
하루키와 함께 엄마를 도와줄 것!
아빠와 엄마를 쭈욱 쭈욱 쭈욱 쭈욱
........... 사랑해주렴 !
아빠가..... 죽더라도.. 이..잊..
잊지말아주렴!
훌쩍..
사랑하는 엄마의 뱃속에 깃들어줘서 정말로
고마워! 태어나 줘서 고마워.
짧은 시간이었지만, 뽀뽀 많이 해줘서
고마워,
같이 목욕해줘서 고마워 !
낫쨩은 낫쨩이 고른 사람과 쭈욱 함께
행복하게 사는거야!
진짜 오늘은 결혼 축하한다 !
낫쨩, 사랑한단다!
미...미...미...미안...해..."
VTR이 끝나자 마자, 모두들 화면을 향해서 오랫동안 박수를 쳐주었던 모습을 잊을수 없습니다.
지금도 아빠는 살아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아빠에게 했던 말은,
"아빠~, 요번주 쉬는날에 노래방 가는거야!"
"그러자~ 아빠가 오토바이로 나갔다가
집에 돌아오면 다같이 가자."
그때 아빠가 지으셨던 미소는 평생 잊지 못하리라 생각합니다.
아빠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