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현직 교사입니다.
우리 사회의 병폐인 비정규직, 계약직 직종의 증가, 그들의 부당한 처우 개선에 절감하고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유은혜 학교공무직 법안 관련 논란이 많은 가운데 많은 분들께서 놓치고 계신 점이 있는 듯 보여 망설이다 글을 씁니다.
1. 학교공무직의 발생
학교는 최초에는 각종 회계업무를 비롯한 모든 업무를 교사가 해 왔습니다. 그러다 교사의 업무경감을 위해 각종 행정 및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교육행정직이 생겼죠. 모바일로 즉석에서 적다보니몇몇 공무직은 놓칠 수 있습니다.
2. 행정 담당 공무직과 업무
거기에 요즘은 도서 업무를 돕는 사서실무, 방과후교실 업무를 돕는 방과후실무, 각종 잡무 및 행정을 돕는 교무행정사 등이 행정 업무를 돕고 있습니다. 제가 돕는다는 표현을 거듭 사용한 이유는 그들의 업무 분장에 기획 등의 주요 업무는 불가하다고 명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위 공무직분들은 교사가 1년 계획을 세우고 추진할 때 품의, 실행단계의 보조를 담당하고 있구요.
3. 수업 담당 또는 관련 공무직
하지만 더 주목할 부분은 지금부터입니다. 학교공무직 중 수업을 담당하거나 보조하는 분들이 계신 거죠. 오유내 논란의 상당 부분이 공무직 정규직 전환과 임고의 상관관계를 논하셔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이명박 정부때 영어교육에 힘을 쓰면서 정규영어수업을 할 수 있는 계약직 강사인 이른바 '영어회화전문강사'라는 해괴한 직종이 양산되었습니다. 초기에는 교원자격증 없이 학교장 임용으로 선발되어 검증되지 않은 강사가 학교 교실에서 아이들의 수업을 담당했습니다. 지금은 교육감임용이며 중등교원자격이 있어도 초등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하며 중소도시에서는 수업시수가 너무 적어 파행적 운영이 되는 등 폐해가 많습니다. 초등교사는 전인적 성장을 고려해 전교과를 모두 가르칠 수 있는데도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강사를 오직 영어수업만을 위해 선발하고 이제는 그들을 교사로 전환해야 한다는 거죠.
또한 스포츠강사도 있습니다. 체육수업 보조의 개념으로 도입된 이 직종 역시 학교공무직입니다. 체육 또한 초등교사가 가르칠 수 있습니다. 인원이 부족하다면 교원자격증이 있는 교사를 임용고사를 치뤄 공정하게 선발하여 학교에 배치하면 됩니다.
4. 결론
많은 분들께서 공감하시는 우리 사회의 고용불안에 대해 저도 크게 공감합니다. 노동개악에 맞서 함께 싸우고 있구요. 정부에서 고용안정에 대한 정책을 실천해야 민간으로 확산이 된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징안 이 법안은 그와 별개로 '공정성과 형평성'의 문제입니다. 이해 당사자인 학교, 교사, 학부모, 학생의 의견 수렴 과정이 결여됐다는 점, 이미 울타리 안에 들어온 사람들에게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동등한 기회를 보장하지 않았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학교에서 교사가 학생지도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로 만든 자리라면 그 업무의 구분과 경계를 명시하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 제대로 선발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긴 글이 되었네요.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롭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