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초등학교때 자주 할아버지와 함께 자곤 했다.
할아버지는 따뜻했고 할아버지의 팔베게로 잠들곤 했다, 할아버지도 나를 꽤나 귀여워 해주셨던것 같다.
중학생이 되서도 자주 함께 자긴 했지만, 3학년이 되어선 갑자기 함께 자지 않게 되었다.
사춘기 때 할아버지가 "함께 자자꾸나" 하며 이불속으로 들어오시거나 하면 뛰쳐 나오거나 했었다.
그런 일이 있었는데도 할아버지는 여전히 나를 귀여워 해주셨지만, 나는 그게 짜증나서 자주 "죽어"라고 말했고
할아버지도 점점 나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게 됐다.
그러던 어느날, 할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쓰러지셨다.
하지만 그때 나는 고등학교 2학년으로 일진 놀이에 빠져있어 문병도 한번밖에 가지 않았지만, 그 한번의 문병에 할아버지는 무척이나 기뻐 해주셨었다.
그런 관계가 이어졌고 나는 대학교에 들어가게 되어 할아버지의 존재같은건 점점 잊어갈 무렵,
아버지로부터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아 아무리 나였어도 병원으로 달려갔다.
진짜로 할아버지는 돌아가셨다, 나는 울지 않고 눈물을 참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그런 나를 보곤 어떤 물건을 보여 주셨다. 그건 초등학교 4학년 때쯤 할아버지와 도쿄타워에 갔을때 화가가 그려주었던 내 초상화였다.
그런 낡은 것을 할아버지는 소중하게 가지고 계셨었다. 나는 참았던 눈물이 터져나왔고, 어째서 한번이라도 더 문병을 가지 않았을까 왜 애꿎은 할아버지에게 화풀이를 했을까라는 후회가 밀려왔다.
할머니가 말씀 하시길 할아버지는 언제나 내 얘기를 하셨다고 한다.
"건강하게 지내려나?"
"수능은 잘 봤으려나?"
여러가지로 걱정해 주셨다고 한다.
나는 할아버지의 손을 잡아 내 볼에 가져다 댔다,
그 손은 옛날같은 따뜻함은 없었고 한없이 차가웠다.
하지만 그 손 덕분에 내 마음은 옛날과 같은 따뜻함을 되찾은 것 같았다, 할아버지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