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예상치도 못했던(아니 무당 딸이 실세라니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요) 일이 밝혀지고 급기야 탄핵 정국이 되었습니다. 빠르면 벚꽃 대선을 맞이할 가능성도 바라보고 있죠.
야당에는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와 근소한 차이로 낙마한 가능성 높은 인물이 있습니다. 제가 지난 대선에 기꺼이 제 한 표를 드렸던 분이고, 당선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분이기도 했죠. 오래 전부터의 능력 검증과 국민에게 인지도는 물론이고 민주당내에서 착실히 기반을 다진 후보, 오랜 시간 여당과 종편의 정치 공작에도 흔들림 없이 야권 대표 대권 주자 자리를 지켜온 후보가 존재합니다.
반기문은 이달 말이면 유엔사무총장 임기가 끝나고 오늘부턴 인수인계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더 이상 유엔사무총장으로서의 업무는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는 여권과 반기문의 공작은 임기 종료와 함께 앞으로 더 거세질 텐데 민주당에서 새로운 후보를 내세워 그 이름을 알리고 인지도부터 다시금 쌓기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재인 후보의 존재가 그 자체로 든든합니다.
그럼 야당의 대권주자들이 네 명이나 되는 지금 상황은 무엇일까. 저는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이돌 덕후인 저는 이런 유머를 알고 있었는데요. sm - 너희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했다. 이 중 너네 스타일 하나쯤은 있겠지. yg - 너희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아무도 안 내보낸다. jyp - 너희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내가 나간다.
"니가 누굴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해봤어" 이런 느낌? ㅋㅋㅋㅋㅋㅋ 네 명의 대권 주자는 성격과 성향이 각기 다릅니다. 각자의 개성과 존재감이 뚜렷한 분들이죠. 일단 후보 개개인의 개성으로 다양한 기호와 욕구를 가진 유권자들을 끌어들이고 그걸 경선으로 뽑힌 대선 후보의 것으로 모으려는 것 아닌가. 물론 각 후보의 지지자가 고스란히 야당의 것이 되긴 어렵겠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그대로 여당으로 모조히 빠져나가지만도 않을 거라는 거죠. 어느 정도는 흡수해올 수 있고 흡수해와야 한다는 것.
그래서인지 각자가 자신의 자리에서 대권 주자로서의 발언도 종종 하던 후보들이 탄핵 가결로 정말 조기 대선이 가시권에 들어온 순간부터는 그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금부터는 정말 전쟁이니까요. (그래서 사실 오늘 이재명 시장의 발언이 아쉽긴 했습니다.)
아무튼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간질하는 이들중에 실제로 다중아이디 및 탈퇴와 재가입을 반복하며 분탕을 일삼아 차단된 유저들이 존재합니다. 만약 이간질이 없었다면, 문 안 이 박 네 후보를 지지하는 각각의 표 중 상당수가 경선으로 단일화된 야당 대선 후보에게로 모일 거란 덴 이견이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 특정 후보의 지지자인 척 하면서 지지자들 사이의 불화와 논란을 지피며 이간질을 일삼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그들과 상대하는 사이에 피로감에 지치고, 또한 심한 경우엔 상대 후보에 대해 악감정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새누리당과 박근혜가 노리는 게 그것이겠지요. 그들 사이에 불신과 피로감을 심어서 와해되게 만드는 것. 이재명 시장의 지지율이 올라가니 그에 대해 비난하는 글들이 많아졌고, 안희정 도지사에게 여론이 쏠리니 안 지사의 sns 글을 왜곡하는 기사들이 쏟아졌습니다. 박 시장이 지방 분권에 대해 얘기했던 건 어느 샌가 교묘히 편집돼서 마치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개헌에 찬성하는 것처럼 나돌기도 했구요. 문 전대표가 고구마 사이다 발언을 했을 땐 마치 이재명을 깎아내리기라도 한 양 자극적으로 타이틀을 뽑아낸 언론도 있었지요. 언론들에게는 잡아 뜯을 수만 있다면 문 안 이 박 그 누구든 상관 없는 겁니다.
새누리당은 반기문을 끌어안고 페이스오프해서 다시 정권을 잡을 꿈에 부풀어 있고 이미 오래 전부터 물밑작업 중이며, 언론은 여전히 왜곡과 악의적 편집으로 야당에게 불리한 짓을 일삼고 있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탄핵과 검찰 수사로 시선을 집중해야 합니다. 지금 국민의 마음이 이렇게나 많이 모여 있으며, 실질적으로 그들에게 법적인 처분을 내리고 국정에 손도 못 대게 할 다시 없을 기회이기도 합니다. 박근혜도 문제지만 기득권에 빌어먹는 언론과 재벌들이 또다시 선거에 관여할 수 없게끔 해야 하고, 검찰이 끝까지 해내는지 감시해야 합니다.
그동안 야당 후보들은 각자의 개성으로 각자의 지지자들을 모으고 마지막에는 그들의 표를 규합하는 데에 힘써야 합니다. 그리고 민주당 내에서는 탄핵 때문에 바쁘겠지만 대선 전에 전략을 세우고 수시로 점검해야 합니다. 언론의 왜곡 편파 보도에 강경 대응하고, 후보들이 각각의 개성을 드러내면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음을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면 좋겠습니다. 물론 이 과정들이 탄핵 인용 전까지는 조용히 이뤄져야겠죠. 안 그러면 또 언론들이 정권 욕심 운운하며 물어뜯을 테니까요. 그리고 각 대권 주자들의 지지율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겠죠.
저는 오유가 또다시 진흙탕 싸움의 격전지가 되는 걸 원치 않습니다. 그러나 오유를 진흙탕으로 만들려는 이가 있다면 저 역시 진흙을 몸에 묻히고 뛰어들 생각입니다. (사실 이미 진흙투성이인 듯 ㅠㅠㅠㅠ)
저는 이번이 정권 교체의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요. 많은 분들이 흔들리지 말고 분열되지 말고 끝까지 지켜보고 같이 달리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