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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dit] 96. 잃어버린 것들의 호수
게시물ID : panic_815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공명의함정
추천 : 7
조회수 : 2350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5/07/14 17:4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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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하지만 애써 흥미있는 척 하며 새로온 방문자를 맞이했다.

"여긴 어디죠?"
이전에 온 모든 이들과 똑같은 물음을 한다.

"여기는 세상 모든 잃어버린 물건들이 모이는 곳이라네" 그의 시선이 우리 옆에 있는 호수로 옮겨가는 것을 보았다.
호수의 표면은 너무나 투명해 마치 시꺼먼 침대 위에 얹어진 고급스러운 담요같아 보였다.

호 수 바닥엔 온갖 물건들이 즐비했다. 시계, 찢어진 종잇조각, 한 쌍의 귀고리.. 동전에 반쯤 파묻힌 다이아몬드 반지. 성난 반지 주인이 그것을 집어 던질때 분명 반지의 가치는 처음 살때와는 반대이리라.  아이들, 특히 신생아들은 깊은 곳 모래톱 안쪽에 묻혀 있어 밖에선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호수로부터는 여섯 갈래의 강이 각각의 동굴 입구로 흐른다.

"잃어버린 것...? 여기서 어떻게 나가죠?"

나는 호수 건너편에 있는 산을 가르켰다.
"다섯 번째 강을 거슬러 올라가면 나갈 수 있을걸세"

그는 감사를 표하고는 내가 힘들게 깎아 만든 뗏목을 타고 떠났다. 나는 크게 숨을 내쉬었다.
그는 강 끝에 도착한 다음, 동굴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일, 이, 삼. 그는 그 안에서 시간으로부터 잊혀진 거대한 괴물한테 잡혔다.
이전에 강을 따라 올라간 4명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모두들 나에게 나가는 길을 묻지만, 그 누구도 나에게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묻진 않았다. 나도 잊혀진 존재이다. 그들과 마찬가지로.

하지만 이젠 아니다.

나는 다른 뗏목을 타고 여섯번째 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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