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의 편지 한 통이 깨닫게 한 것
제자의 이메일 한통을 받고 5년간 연봉 460억원을 받는
프로팀 감독이 되는 자리를 뿌리친 사람이 있습니다.
미국 듀크대학의 마이크 시셉스키(57) 농구팀 감독이 바로 그 분입니다.
지난 7월 7일 그는 NBA LA 레이커스 팀의 감독직을 고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레이커스 팀은 코비 브라이언트, 샤킬 오닐 등의 수퍼 스타를
보유하고 있으며 통산 14차례 NBA 챔피언에 오른 프로 최정상의
팀이기 때문에 레이커스 팀의 지휘봉을 잡는다는 것은
모든 농구 지도자의 꿈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셉스키는 5년간 4000만달러(약 460억원)의 감독 영입
제의를 거절했습니다.
시셉스키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많은 사람들이 얻기 힘든 기회를 준
레이커스에 감사를 표한다"면서도 "듀크대학이 내 마음을 전부
차지하고 있어 결정하기 그리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1980년 듀크대학과 감독으로 연을 맺은 시셉스키는
1991·1992·2001년 세 차례나 팀을 미 대학스포츠(NCAA) 남자농구
정상에 올려놓은 명장입니다.
시셉스키의 현재 연봉은 160만달러(약 18억 4000만원)로 적지 않는
액수이지만 이보다 5배나 많은 "영광의 자리"를 포기한 것입니다.
그 이유는 듀크대학의 앤드루 험프리스(19)라는 학생이
보낸 이메일 한 통 때문이었다.
험프리스 군은 최근 "자신의 영웅"
시셉스키가 레이커스 팀으로 옮길 것이라는 기사를 읽고는
큰 충격을 받고 "저희들의 감독으로 남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다.
그 편지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그동안 당신이 코트에서 팀을 지도하는 것을 우리는 지켜보았습니다.
당신은 전국 각지에서 흩어져 자란 학생들을 하나의 가족으로
묶어준 분이었고, 한 명의 선수는 단지 손가락 하나에 불과하지만,
5명으로 뭉치면 단단한 주먹이 된다’고 가르쳐준 분이셨습니다.
10대 시절 저는 당신을 위해 뛰게 될 날을 꿈꾸어왔습니다.
선수의 꿈은 접었지만, 당신의 지도와 격려를 받기 위해
이 학교에 왔습니다.
당신은 학교 농구팀뿐만 아니라 저희들의 스승이기도 합니다.
부디 저희들의 감독으로 남아주세요."
스포츠에도 돈과 명성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작은 사건이었다.
모든 것이 돈으로 계산되는 현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준 것입니다.
큰돈과도 바꾸지 않는 귀한 것을 우리가 모두 한 가지씩 갖고 있다면
황금만능의 사회는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하는 의로운
사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