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금 답답한 마음에 일단 샤워를 하고 나왔는데 그때는 내가 원하던 댓글이 달려있었다.
-저거 어디서 났냐? -작성자야 저거 좀 위험해 보이는데...저기 항아리안에 뭔 사람이 들어있는거 같다. -저 항아리에서 손이 나와서 벽을 더듬는거 같은데 댓글 보면 쪽지해라
나는 그 댓글을 읽는데 소름이 등골을 타고흐르며 순간적으로 방안의 공기가 차갑게 내려가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나는 그 댓글을 단 사람에게 쪽지를 날려보았다.
-저 항아리 사진 작성자인데요 -야 그거 당장 버려라! -그정도로 심각한가요...? -ㅁㅊ 지금 껏 집에 이상한 일 없었냐? 벽에 손자국 보니까 점점 높이가 올라가던데 조만간 튀어 나올거같다. -손자국이요? -너는 안보이냐? 지금 피뭍은거 같은 빨간 손자국이 저 항아리 있는 벽쪽에 개 많다.
나는 인터넷상의 쪽지로 나눈 대화를 통해 내가 들어오면서 보았던 붉은 손자국이 잘못 본 것이 아님을 깨닳았다. 내가 잠시 충격에 멍하니 있는 동안에도 쪽지는 계속해서 날아왔다.
-야 저 항아리 당장 가져다 버려라 -아니다 깨트려 -아니 태워라 아 ㅅㅂ 항아리는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는데 암튼 집에 두지마
나는 댓글이 아니더라도 항아리를 더이상 집에 둘 용기가 없었고 사실 들고 가서 버리기도 무서웠지만 집에 두는 것은 더욱 무서웠다.
때문에 나는 항아리를 잡고 집을 나섰다. 막상 항아리를 들고 나왔으나 나는 어디에 버려야 하는지 알 수 없었기때문에 동네를 돌며 이 항아리를 버릴 장소를 물색하고 있었다.
빗발이 점점 심해지고 결국 내가 아무데나 버려야 겠다고 생각했을 때였다.
번쩍
소리도 없이 번개가 내려치며 순간 시야가 환하게 빛났다. 그리고 나는 항아리에서 튀어 나온 붉은 손이 내 몸을 더듬으며 올라오는 것을 보았다.
"헉!"
너무 놀란 나는 항아리를 떨어트렸다.
그리고 떨어지는 항아리의 주둥이에서 손을 뻗고 있는 창백한 꼬마 아이를 본 순간 천둥소리가 뒤늦게 들렸다. 땅에 떨어진 항아리는 산산히 부숴진채 박살이 나 버렸고 나는 두려움에 덜덜 떨며 집으로 돌아왔다.
이후 나는 집의 벽지로 모조리 새것으로 바꾸었고 오컬트나 골동품에 대해서도 관심을 끊게 되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나는 별다른 이상 없이 살고 있다.
그런데 비가 왔던 어제 나는 번개가 치는 순간 집의 문 앞에 셀 수도 없이 찍혀 있는 붉은 손 자국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