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가 네이버 블로그를 처음 만들고 썼을때
올렸던 예전 글들을 보다가 문득 올리고싶어져서
몇몇개만 모아서 한번 올려봅니다 !
몇개는 제가 사랑글이나 책게, 고민게시판 댓글로 썼던 것들이라서
눈에 익으실 수도 있어요 !
스압주의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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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스쳐 지나가는 인연인 것이다
이제는 헤어질 날을 잡고 다가오고 있으매,
잊으라면 잊을 인연은 아닐 것이다
내게는 아닐 것이다
자그마한 순간과 감정이 공책에 써내려가듯
내 가슴에 너는 온전히 남아 기억될 것이다
인생이란 공책에
여러 인연들이 쓰고 지워졌지만
사랑했던 추억과 감정도 쉽게 쓰이고 지워질 리 없다
인연 / 윤동욱
- 2014.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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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깃 스친 우연이
감정이 심화되어 인연이 되었을 때
네 곁을 지키는 연인이 되고싶었다
너와 손을 들고 흔들며 인사는 못해도
나즈막히 널 바라보며 눈이 마주쳤을때
싱긋 하고 웃어주는 것이 전부였다
어떠한 이유로 내게서 멀어졌을때
언젠간 고개 돌릴 너를 기다리고 기다렸다
네게서 시선만이라도 받고싶었다
책상에 고개를 파묻고 곤히 잘 때
곁에서 너의 머리를 자연스레 쓸어내리며
여느 연인 다를바없이 사랑스럽게 바라보고싶었다
짝사랑이라는게, 멀어질수록 애틋하고
가까이 가면 더욱 떨어지는 것이기에
혼자 하는 연애에 능통한 나라서
그래, 나는 이 조금의 대화로 만족한다
짝사랑 / 윤동욱
- 2014.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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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누군가의 사랑이었을까
누군가 나를 빤히 바라보다가 나와 눈마주칠까봐
고개를 휙하고 돌려버린 적이 있을까
하지못할 말들을
문자에 길게 늘여놓고는 결국 다 지워버리고
잘자라는 말로 덮어둔 적이 있을까
연락처도 모르고 그저 어디선가
학교에서나, 회사에서나, 특정 장소에서만
만날 수 있는 그런 인연이라하여
헤어질 때 마다 아쉬움이 남는 그런 사이라면
집에 가며 뒤돌아설때마다 잊을까봐 너를 한번 보고 가는걸 알까
인생이란 바다에
여러번 너같은 파도는 치겠지만
그래도 너의 흔적은 모래사장에 남는단다
나도 누군가의 사랑이었을까 / 윤동욱
- 201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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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수천마리의 어미가
잉태할 아기를 갖고 좁은 공간에서
시끄러운 듯 조용히 모이를 쪼아낸다
움직일 힘도 없지만 낳은 내 아이를
따뜻하게 품어주기도 전에 떠나간다
가슴이 미어오고 쓰러질 듯 눈물지어도
내 아이는 돌아오지 않는다
누군가의 밥상 위 찬거리가 되어
내 아이는 그렇게 누군가의 입속으로
사그라질 것이다
생각하고 떠올릴수록 터지는 복장은
누군가에게 호소할 수도 전해지지도 않기에
또다시 태어날 또 다른 내 아이에게
이 내 설움을, 떠나간 내 아이의 태명을 묻어본다
사무치게 끼어드는 바람에 몸을 뉘이고 잠이 든다
그렇게 울었나 보다
유정란 / 윤동욱
- 2014.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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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카맣게 타들어간 하늘이
무엇이 서러운지 말도 없이
새차게도 굵은 빗방울을 토해낸다
잠도 없는지 새벽까지
창가를 적시며 타닥타닥,
구슬피 울며 절망을 노래했다
처량한 하늘의 울음소리는
이리저리 뛰다니는 생각을 가라앉힌다
비 속을 허우적거려도
찢긴 가슴의 살점까진 채우진 못한다
말로 하지 않으면 모르는데
모르는 채로 살아가고싶다
내가 어찌 너를 붙잡고 비 내린 이유를 묻겠는가
어찌 물어보겠어요 / 윤동욱
-2015.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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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익히기 위해
기억을 수없이 연습 삼아 그려보았다
끝끝내 너를 오롯이 그려내지 못했다
습작 / 윤동욱
-2015.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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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뜨고 보는게 네 사진이라서
다른 곳으로 눈을 옮기며
내 나름대로 너를 찾지 않으려고 했다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아도
모든 것이 너에게로 향하는 에움길이었다
너무 답답해서
눈을 폭 감아버렸다
온통 너였다
생각 / 윤동욱
-201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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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이야기 할 수 있기에
온 생이 부들부들 떨었다
닿지 않는 아픔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이 참혹한 가슴은,
이어졌다 구겨지고 찢어진 아픔이 아닌
바라보며 속으로 삼키는 그리움을 머금은
아득하고 광활한 외로움이었다
외롭기에 사랑한 것이 아니라
너를 사랑하기에 나는 외로워졌기에
그리고,
연유도 모르는 너는 나를 향해 환하게 웃었다
하염없이 찢기는 가슴을 부여잡고 나도 웃어주었다
친구 사이 / 윤동욱
-2015.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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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품 안에서 죽고싶다
너의 향기를
온전히 내 몸에 배게할 수만 있다면
네게 익사되어도 좋으리라
머리 끝까지 차오르라
주위를 둘러보아도
온통 너일때까지
잠수 / 윤동욱
-2015.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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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타들어 가라
차라리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저 뜨거운 불꽃에
아무렇지 않게 사그라져라
새하얀 재조차 남지 않게
바람이 너를 대신해 와서는
날아가주라, 너 없이 살았던 것처럼
불 / 윤동욱
-2015.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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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힘들다고
네 핑계를 댈 수 있어 좋다
보는 것만으로도 감사했기에
눈을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내 온 몸의 터럭이
올올이 소름끼쳤기에
가끔 생각났으면 좋겠다
지금은 매일 생각나니까
핑계 / 윤동욱
-201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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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희미하게 밝던 골목이
오늘따라 어두웠다
집 앞 가로등을 알아채는데
참 오래도 걸렸다
묵묵히 제 할 일 하던 놈이
아파야 눈에 보이다니
고맙다, 어두운 내 밤길 밝혀줘서
가로등 / 윤동욱
-2015.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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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에는
하늘이 흘리는 눈물이
타닥타닥, 안을 두들기고 있었다
누군가 내게 묻기를
그대를 사랑하는 마음을
크기로 표현해보라고 했다
나는 손톱만큼이라고 대답하고 뒤돌아섰다
하지만 잘라도 잘라도
계속 자라나는 네 생각을
크기로 표현할 수 없던 나는
무심한 척, 손톱만큼 이라고 말을 한 것이다
뒤돌아선 곳에는
살짝 열어둔 창문 사이로
눈물이 가득했다
손톱 / 윤동욱
-2015.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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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여든이 넘어
백세를 앞에 둔 할머니들이
어린 아이처럼 길바닥에서
차디찬 눈물을 쏟아내렸다
칼날같은 바람보다
아팠던 옛 시절의 상처를
우린 차마 지켜주지 못할 망정
찢긴 상처를 벌려놓았다
빼앗긴 들을 되찾은 우리에게는
봄이 돌아온 줄 알았으나
살이 오를대로 오른 독수리는
부끄러운줄 모르고 시월에 알을 깠다
소녀 / 윤동욱
-201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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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