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 국회 표결이 있었습니다. 재적의원 300명 가운데 299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34표, 반대 56표, 기권 2표, 무효 7표라는 압도적 표 차이로 가결됐습니다. 이런 수치라면, 박근혜 대통령이 헌재의 심판이 있기 전에 자진 사퇴하라는 압력을 크게 받을 듯합니다.
인상적인 것이 무효표가 7표이라는 점입니다. 국회의원은 중요한 직무 수행의 대부분을 표결로 하기 때문에 표결 전문가라 할 수 있습니다. 마을의 주민들이 이장을 뽑을 때처럼 무효표가 많이 나오지 않습니다. 국회의원도 사람인지라 한두 표의 무효가 나올 수 있지만, 7표나 나왔다는 것은 의도적입니다.
저는 이 표심을 이렇게 추측합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부결되기를 바라는 친박계 의원 중에서 후일 탄핵 반대 의원을 배척하는 여론이 비등할 때를 대비해서 기표 용지에 '가'라고 써서 스마트폰으로 인증샷을 찍고 나서, 다시 기표 용지에 '가 아님' '가X'와 같이 잡다한 낙서를 하여 투함하였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이 기표는 무효로 처리되어 사실상 탄핵 소추안에 반대한 것이 됩니다. 하지만, 나중에 친박계 의원 내지 탄핵 반대 의원에 대해 정계 퇴출 여론이 일어나면, '가'라고 쓰인 인증샷을 흔들어 보이며 '저는 탄핵 소추에 찬성했어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탄핵안에 반대는 하되, 탄핵 반대에 대한 비난 여론에 대비하기 위한 박쥐형 안전 장치입니다.
대단한 머리 굴림이죠.
7표의 무효가 다 저런 의도에서 나왔다고 할 순 없지만, 최소한 5표 이상은 그리 했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강원도 김진태 의원이 그러지 싶은데... 크흐. 아니라면, 정확하게 '부'라고 쓰인 인증샷을 이메일로 제게 보내 주세요.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