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BGM] 긴 질문에 대한 짧은 대답
게시물ID : lovestory_813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5
조회수 : 49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3/04 22:18:06
사진 출처 : http://peplak.tumblr.com/
BGM 출처 : https://youtu.be/_5zKCsUx0UY




1.jpg

이화은긴 질문에 대한 짧은 대답

 

 

 

밤새워

비 내리고 아침

둥굴레순

그 오래 묵은 새촉이 불쑥 뛰쳐 나왔습니다

올봄도 온 우주의 대답이 이렇듯

간단명료 합니다







2.jpg

박노해잃어버린 것들

 

 

 

노래방이 생기고 나서

사람들은 방문을 벗어나면

노래하는 능력을 잃어버렸다

 

내비게이션이 나오고 나서

택시 기사들마저 모니터를 벗어나면

길눈이 어두워져 버렸다

 

컴퓨터가 나오고 나서

아이들은 귀 기울여 듣고 기억하고

가만히 얼굴을 마주 보는 법을 잃어버렸다

 

자동차 바퀴에 내 두 발로 걷는 능력을 내주고

대학 자격증에 스스로 배우는 능력을 내주고

의료 시스템에 내 몸 안의 치유 능력을 내주고

국가 권력에 내 삶의 자율 권력을 내주고

하나뿐인 삶으로 내몰리면서 나는 삶을 잃어버렸다







3.jpg

정희성그리운 나무

 

 

 

사람은 지가 보고 싶은 사람 있으면

그 사람 가까이 가서 서성대기도 하지

나무는 그리워하는 나무에게로 갈 수 없어

애틋한 그 마음을 가지로 벋어

멀리서 사모하는 나무를 가리키는 기라

사랑하는 나무에게로 갈 수 없어

나무는 저리도 속절없이 꽃이 피고

벌 나비 불러 그 맘 대신 전하는 기라

아아나무는 그리운 나무가 있어 바람이 불고

바람 불어 그 향기 실어 날려 보내는 기라







4.jpg

고영민즐거운 소음

 

 

 

아래층에서 못을 박는지

건물 전체가 울린다.

그 거대한 건물에 틈 하나를

만들기 위해

건물 모두가 제 자리를 내준다.

그 틈못에 거울 하나가 내걸린다면

봐라조금씩아주 조금씩만 양보하면

사람 하나 들어가는 것은

일도 아니다.

저 한밤중의 소음을

나는 웃으면서 참는다







5.jpg

이규보절화행(折花行)

 

 

 

牡丹含露眞珠顆(모란함로진주과)

美人折得窓前過(미인절득창전과)

含笑問檀郞(함소문단랑)

花强妾貌强(화강첩모강)

檀郞故相戱(단랑고상희)

强道花枝好(강도화지호)

美人妬花勝(미인투화승)

踏破花枝道(답파화지도)

花若勝於妾(화약승어첩)

今宵花同宿(금소화동숙)

 

진주 이슬 머금은 모란꽃을

미인이 꺾어들고 창 앞을 지나며

살짝 웃음띠고 낭군에게 물었다

"꽃이 예뻐요제가 예뻐요?"

낭군이 짐짓 장난을 섞어서 말했다

"꽃이 당신보다 더 예쁘구려."

미인은 그 말 듣고 토라져서

꽃을 밟아 뭉개며 말했다

"꽃이 저보다 더 예쁘시거든

오늘밤은 꽃을 안고 주무세요."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