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화가가 있었다.
그는 유명한 극사실주의 화가였는데, 항상 고통스러워 하는 사람의 얼굴을 그렸다.
그가 그린 얼굴은 소름이 끼칠정도로 생생했다.
그림속의 인물들은 인간이 살면서 지을 수 있는 가장 괴로운 표정이 아닐까 싶었고, 사람들은 그것을 보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이것이 하이퍼 리얼리즘이다! 혜성처럼 나타난 신인(神人)'
'실사 이상의 실사, 고통 이상의 고통'
'<고통>앞에 일그러진 인간의 표정을 다채롭게 표현'
신문과 잡지에서는 그의 작품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고, SNS에선 그의 이름이 널리 퍼져나갔다.
독특한 그의 작품을 찾는 사람이 늘었으며, 그는 계속 그림을 그려나갔다.
그는 나날이 주가를 올려갔으며, 개인전을 열거나 잡지에서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개인전은 암표가 돌 정도로 호황이었고 그의 인터뷰가 실린 잡지는 증쇄를 계속했다.
그가 그린 그림중에 가장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은 <모성>이라는 어떤 여인이 일그러진 표정을 짓고 있는 그림이었다.
그 그림을 본 사람들은 울음을 터뜨리거나 '무섭다'는 반응을 보였다.
보기만해도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이 전달될 듯이, 그림속 여인의 표정은 처절했고, 격렬했다.
<모성>이란 제목에 대해서 질문한 기자에게 그는 '딸을 잃은 어머니의 심정을 표현했다'라고 대답했다.
<모성>은 그의 작품중에서 가장 높은 경매가를 받았는데, 그의 두번째로 가격이 높은 그림보다 자그마치 2배의 가격이었다.
그러던중 <모성>의 가격이 갑자기 10배로 치솟는 일이 발생했는데,
<모성>에 그려진 여인의 얼굴이 얼마전 실종된 모녀중 어머니의 얼굴과 똑같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