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말이 귀에 닳도록

속삭여주던 네가 있었다

내 표정이 조금만 일그러져도

안절부절하던 네가 있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외우고 있던 네가 있었다

얼굴을 한번이라도 더 보고 싶어서

계속 뒤돌아보던 네가 있었다

나와 함께 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좋다며

모든 일에 적극적이던 네가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네가 없다

사랑한다는 말을 꼭 해야

마음을 아냐며 다그치고

표정이 조금만 어두워져도

왜 또 그러냐며 짜증을 내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아예 관심조차 없고

얼굴을 보는 게 귀찮아서

다른 핑계를 대며 약속을 미룬다

나를 온통 흔들었던 너는

어디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