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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몸은 지상에 묶여도, 마음은 하늘에 살아야지
게시물ID : lovestory_811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5
조회수 : 51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2/13 23:57:48

사진 출처 : https://c-razyvibe-s.tumblr.com/

BGM 출처 : https://youtu.be/lXDEbB5mHjo





1.jpg

황지우발작

 

 

 

삶이 쓸쓸한 여행이라고 생각될 때

터미널에 나가 누군가를 기다리고 싶다

짐 들고 이 별에 내린 자여

그대를 환영하며

이곳에서 쓴맛 단맛 다 보고

다시 떠날 때

오직 이 별에서만 초록빛과 사랑이 있음을

알고 간다면

이번 생에 감사할 일 아닌가

초록빛과 사랑 이거

우주 기적 아녀







2.jpg

신동엽그 사람에게

 

 

 

아름다운

하늘 밑

너도야 왔다 가는구나

쓸쓸한 세상세월

너도야 왔다 가는구나

 

다시는

못 만날지라도 먼 훗날

무덤 속 누워 추억하자

호젓한 산골길서 마주친

그날우리 왜

인사도 없이

지나쳤던가하고







3.jpg

이순신한산도야음(閑山島夜吟)

 

 

 

水國秋光暮 수국추광모

驚寒雁陳高 경한안진고

憂心轉輾夜 우심전전야

殘月照弓刀 잔월조궁도

 

한 바다에 가을빛 저물었는데

찬바람에 놀란 기러기 높이 떴구나

가슴에 근심 가득 잠 못 드는 밤

새벽 달 창에 들어 활과 칼 비추네







4.jpg

이성선몸은 지상에 묶여도

 

 

 

한밤 짐승이 되어 울까

눈물 가득 꽃이 되어 울까

광야에 웅크려 하늘을 본다

몸은 지상에 묶여도

마음은 하늘에 살아야지

이 가지 저 가지를 헤매며

바람으로 울어도

영혼은 저 하늘에 별로 피어야지

절망으로 울던 마음 그 가난도

찬연한 아픔으로 천상에 빛나야지

광야에 웅크려 다시 하늘을 본다

마음 잎새에 빛나는 별빛이어

눈물 가득 꽃이 되어 울까

한 마리 짐승이 되어 울까







5.png

조은골목 안

 

 

 

실종된 아들의 시신을 한강에서 찾아냈다는

어머니가 가져다준

김치와 가지무침으로 밥을 먹는다

내 친구는 불행한 사람이 만든 반찬으로는

밥을 먹지 않겠단다

 

나는 자식이 없어서

어머니의 마음을 다 헤아리지 못한다

더구나 자식을 잃어보지 않아서

그 아픔의 근처에도 가볼 수가 없다

 

웃을 줄 모르는 그녀의 가족들이

날마다 깜깜한 그림자를 끌고

우리집 앞을 지나간다

그들은 골목 막다른 곳에 산다

 

나는 대문을 잘 열어두기 때문에

그녀는 가끔 우리집에 와 울다가 간다

오늘처럼 친구가 와 있을 때도 있지만

얼마 전 가족을 둘이나 잃은 독신인 친구에게도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슬픔은

멀고 낯설어 보인다

 

고통에 몸을 담고

가쁜 숨을 쉬며 살아온 줄 알았던 나의

솜털 하나 건드리지 않고 소멸한

슬픔은 또 얼마나 많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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