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비겁했고 어렸고 미숙했던 옛모습이 아쉬울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어리숙했던 기억은 그러했기에 소중하고 풋풋
하고 미화된 동화같이 아름다워 평생 간직하고 있다.
그녀와 처음으로 만난건 재수학원이였다.
처음으로 상담받으로 간날 선객이 있었다. 너무나 아름다운 여
학생2명이 먼저와 옆 책상에서 상담을 받고 있었다.
처음엔 그 특이한 말투가 아니 그 특이한 소리의 울림에
눈이 갔다. 예쁘다.
허나 재수생인 나의 신분을 다시 생각하자. 씁슬함이
온몸을 휘져었다. 내 주제에 무슨 ....
수능때부터 발발한 차가운 기운이 만연한 그런 날씨는
여전했고, 재수 학원은 그날의 절망이나 좌절을 기억하라는 듯
그 추운 날씨에 다시금 수업을 시작했다.
학원 초창기가 그렇듯 수많은 사연을 가진 이들이 모여서
그런지 꽤나 조용하고 서늘한 분위기였다.
난 깨달았다. 그 상담때와 다른옷에 바뀐 헤어스타일이 그녀를
가릴수 없었고 잠시 스처간 인연이라 생각했던게 어쩌면 평생
내 머리속에 남아있을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20살의 어리숙한 나는 자연스럽게 아는척 할 만큼 세련되지
못했고, 시간은 언제나 그렇듯 흘러갔다.
학원특성상 한번 자리에 앉으면 계속 그 자리에 앉게 되는데
공교롭게도 그녀는 그녀의 친구와 나의 뒤에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