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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뭉크' 기도 한번만 해주세요.
게시물ID : animal_888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집요정노니
추천 : 22
조회수 : 546회
댓글수 : 16개
등록시간 : 2014/05/30 12:35:26
 
 
 
안녕하세요. 엊그제 부산에 있는 유기보호센터에서 아냥이를 입양 했습니다.
여느 센터 사정상 겉보기에도 많이 열악 해 보였습니다..
 
보호 되고있는 유기 동물들의 수도 굉장히 많아보였지만, 안으로 들어가서 확인 할 수는 없었고..
간호사분이 보여주시는 아냥이들중에 노오란 뭉크가 있었어요.
 
 
 
코숏으로 노란색 치즈 태비이고 수컷에 2개월이라고 합니다.
길냥이인데 구조 되었나봐요. 막 태어난듯이 여위고, 꼬질꼬질 했습니다.
그렇지만 안아도 발버둥 치지않고,
순하게 안겨있는 모습이 마치 앞으로 함께 할 사람을 알아보는 것 같았어요.
 
 
 
단숨에 뭉크와 함께 살기로 결정을 하고,
바로 그곳 병원에서 '범백' 바이러스 검사를 했는데, 아무 이상이 없는 '음성' 판정이 나왔습니다.
아주 위험한 '범백' 바이러스란 강아지의 '파보 바이러스'와 동일한 전염병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길냥이이고, 어리기 때문에 언제든 지 위험 해 질 수 있다고
의사 선생님이 단단히 경고를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저희가 따로 다니고 있는 동물병원에서 총체적으로 진료를 받았습니다.
그 날은 그냥 곰팡이 피부병 정도만 있다고 하여 치료 받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어제 오후부터 아이에게 이상한 조짐이 보이기 시작 했습니다.
 
오자마자 마치 이렇게 자유로운 세상은 처음이라는듯이 단숨에 적응하여
캣타워며, 오뎅꼬치며 갖고 놀고, 허겁지겁 사료도 신나게 먹던 아이가,
 
무기력하게...눈도 잘 못 뜨고..웅크린 채...잠만 자더라구요.
딱 한 번 풍족하게, 아무 눈치보지 않고 먹어보았던 그 사료를 한 번 토 해내고는,
이후 부터는 위액 같이 맑은 물을 토해내기 시작 했습니다.
 
 
 
밤새 검색을 해 보고 뜬 눈으로 밤을 지새다가,
오늘 오전에 병원 문 열자마자 가서 다시 재 검사를 해 보았더니...범백 바이러스가 맞다네요.
 
 
 
아직 이틀 밖에 같이 지내지 못한 아이지만 이내 평생을 함께하기로 상상하며 정이 들었어요.
그보다 아직 태어난 지 2개월 밖에 되지 않은 아가 고양이라는 것이 너무나 불쌍합니다.
 
태어난 후에 볼 수 있었던 것은 아마 매서운 길거리 였을 것이고,
구조 된 곳도 버려진 동물들이 가득가득한 곳에서..풍족하게 먹어보지도, 돌아다녀보지도,
어떤 경험도 해 보지 못한 아이인데...생명의 불이 꺼진다는 것이 너무나 가엾습니다.
 
 
 
병원에서 내내 울며 설명을 들었습니다.
'범백 바이러스'란 장에 붙어 음식물의 영양을 흡수하는 '융모'가 없어지며
세균이 침투하기 더 쉬워지고, 또한 음식물이 흡수 되지 않기 때문에 구토와 설사로
모두 개워내어져 체력이 방전 되는 병입니다.
 
 
 
일종의 장염이지요.
저도 장염에 걸려보았는데, 사람이 장염에 걸려도 먹는 족족 아래 위로 개워내게 되고,
핏기가 빠져 피부가 창백 해 지고 온종일 힘이 없더라고요.
 
 
그런데 530g 밖에 되지않는, 눈 뜬 지 2개월 밖에 되지 않는 작고 마른 고양이가
온몸을 떨며 재채기를 하다 토를 해 내고...든든히 먹지도 못한다는 게...얼마나 힘들까요.
 
 
 
의사 선생님께서는 5일만 버티면 살 수 있으시다고 하시네요.
치사율은 80% 확률은 반반이라고요.
 
그 안에 아냥이가 체력이 버텨주기를 바랍니다.
검색을 해 보니 400g 아냥이가 범백을 이겨내었던 사연을 보았어요.
 
저희 뭉크도 그런 기적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5일을 버티면 저희 가족과 20년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더욱 간절 해 집니다.
 
 
 
지나가다 우연히 뭉크의 사연을 보신분들, 아주 잠시만...
아냥이가 힘을 내어 살아주기를 기도 해 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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