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BGM] 살다 보면 그런 날 있지 않은가
게시물ID : lovestory_810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3
조회수 : 57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2/07 23:23:56

사진 출처 : http://grunge4ever4you.tumblr.com/

BGM 출처 : https://youtu.be/D7qTDZoNtcg





1.jpg

이정록줄탁

 

 

 

어미의 부리가

닿는 곳마다

 

별이 뜬다

 

한 번에 깨지는

알 껍질이 있겠는가

 

밤하늘엔

나를 꺼내려는 어미의

빗나간 부리질이 있다

 

반짝먼 나라의 별빛이

젖은 내 눈을 친다







2.jpg

박노해꽃샘바람 속에서

 

 

 

꽃샘바람 속에서

우리 꽃처럼 웃자

땅속의 새싹도 웃고

갓나온 개구리도 웃고

빈 가지의 꽃눈도 웃는다

 

꽃샘바람에 떨면서도

매운 눈물 흘리면서도

우리 꽃처럼 웃자

봄이 와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봄이 오는 것이니







3.jpg

이원규독거

 

 

 

남들 출근할 때

섬진강 청둥오리 떼와 더불어

물수제비를 날린다

남들 머리 싸매고 일할 때

낮잠을 자다 지겨우면

선유동 계곡에 들어가 탁족을 한다

미안하지만 남들 바삐 출장 갈 때

오토바이를 타고 전국 일주를 하고

정말이지 미안하지만

남들 야근 할 때

대나무 평상 모기장 속에서

촛불을 켜놓고 작설차를 마시고

남들 일중독에 빠져 있을 때

나는 일 없이 심심한 시를 쓴다

그래도 굳이 할 일이 있다면

가끔 굶거나 조금 외로워하는 것일 뿐

사실은 하나도 미안하지 않지만

내게 일이 있다면 그것은 노는 것이다

일하는 것이 곧 죄일 때

그저 노는 것은 얼마나 정당한가

스스로 위로하고 치하하며

섬진강 산 그림자 위로

다시 물수제비를 날린다

이미 젖은 돌은 더 이상 젖지 않는다







4.jpg

백무산

 

 

 

잊은 듯

깜박 잊은

 

이슬방울이

서로 만난

 

불을 이고

폭풍우 바다를 이고

사뿐한

 

눈 한번 감은 듯이

천년 흐른

 

나인 듯

너인







5.jpg

정미숙살다 보면 그런 날 있지 않은가

 

 

 

문득 떠나고 싶고

문득 만나고 싶은

가슴에 피어오르는 사연 하나

숨 죽여 누르며

 

태연한 척 그렇게 침묵하던 날

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고독이 밀려와

사람의 향기가 몹시

그리운 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차 한잔 나누며

외로운 가슴을 채워 줄

향기 가득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은

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바람이 대지를 흔들어 깨우고

나뭇가지에 살포시

입맞춤하는 그 계절에

몹시도 그리운 그 사람을 만나고 싶은

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살다 보면 가끔은

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