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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내 안에 뭐가 있기에, 나는 이렇게 무거운가
게시물ID : lovestory_810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7
조회수 : 53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2/07 00:07:33
사진 출처 : http://achpphotography.tumblr.com/
BGM 출처 : http://bgmstore.net/view/napQs



1.jpg

박세현행복

 

 

 

오늘 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 뉴스는 없습니다


우리나라 국영방송의 초창기 일화다

나는 그 시대에 감히

행복이란 말을 적어넣는다







2.jpg

허영자무지개를 사랑한 걸

 

 

 

무지개를 사랑한 걸

후회하지 말자

풀잎에 맺힌 이슬

땅바닥에 기는 개미

그런 미물을 사랑한 걸

결코 부끄러워하지 말자

그 덧없음

그 사소함

그 하잘것 없음이

그때 사랑하던 때에

순금보다 값지고

영원보다 길었던 걸 새겨두자

눈 멀었던 그 시간

이 세상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기쁨이며 어여쁨이었던 걸

길이길이 마음에 새겨두자







3.jpg

고형렬산머루

 

 

 

강원도 부론면 어디쯤 멀리 가서

서울의 미운 사람들이 그리워졌으면

옛날 서울을 처음 올 때처럼

보고 싶었던 사람들그 이름들

어느새 이렇게 미워지고 늙었다

다시 진부 어디쯤 멀리 떨어져 살아

미워진 사람들 다시 보고 싶게

시기와 욕심조차 아름다워졌으면

가뭄 끝에 펑펑 쏟아지는 눈처럼

서울 어느 밤의 특설령처럼

못 견디게 그리운 사랑이 되었으면

그러나 우린 모두 사라질 것이다







4.jpg

백창우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

 

 

 

나 정말 가벼웠으면 좋겠다


나비처럼딱새의 고운 깃털처럼 가벼워져

모든 길 위를 소리 없이 날아다녔으면 좋겠다


내 안에 뭐가 있기에

나는 이렇게 무거운가

버릴 것 다 버리고 나면

잊을 것 다 잊고 나면

나 가벼워질까

아무 때나 혼자 길을 나설 수 있을까


사는 게 고단하다

내가 무겁기 때문이다


내가 한 걸음 내 디디면 세상은 두 걸음 달아난다

부지런히 달려가도 따라잡지 못 한다

다 내가 무겁기 때문이다


나 정말 가벼웠으면 좋겠다

안개처럼바람의 낮은 노래처럼 가벼워져

길이 끝나는 데까지 가 봤으면 좋겠다







5.jpg

정희성

 

 

 

숲에 가 보니 나무들은

제가끔 서 있더군

제가끔 서 있어도 나무들은

숲이었어

광화문 지하도를 지나며

숱한 사람들이 만나지만

왜 그들은 숲이 아닌가

이 메마른 땅을 외롭게 지나치며

낯선 그대와 만날 때

그대와 나는 왜

숲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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