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은 비서관은 갑자기 북한 핵.미사일을 거론했다. 그리고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풀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과 일본 정부의 공조가 필요하다. 지금은 '위안부' 문제보다 한일관계가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화해치유재단' 해산 요구에도, 은 비서관은 "외교적인 문제이다. 재단을 해산하면 일본과 관계가 틀어진다. 그러면 북한 문제를 풀 수 없다. 우리나라가 외교적으로 고립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부정적으로 답했다. '한일관계 우선원칙'만 되풀이한 은수미 비서관을 만나고 돌아온 김복동 할머니는 "청와대 갔다온거 물어보지 마라. 생각만하면 스트레스 받는다"며 화를 삭이지 못했다.
은 비서관은 외교 사안을 다루는 책임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해당 발언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는 북한 핵.미사일을 빌미로, '위안부' 문제는 지엽적이거나 등한시하는 청와대 내부 분위기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아베신조 일본 총리와 만나, "북핵과 미사일 도발로 인한 동북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양국이 과거사 문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미래지향적이고 실질적인 교류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합의했다. 북핵 문제에 '위안부' 문제가 발목잡아서는 안된다는 것.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등 한일 간의 역사문제 해결에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국민적 합의에 기한 피해자의 명예회복과 보상, 진실규명과 재발방지 약속이라는 국제사회의 원칙이 있다"던 8.15경축사와는 사뭇 결이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