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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저 별빛, 새벽까지 욱신거릴 것이다
게시물ID : lovestory_808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0
조회수 : 49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1/23 23:26:37

사진 출처 : http://0-madideas.tumblr.com/

BGM 출처 : http://bgmstore.net/view/o0ODB




1.jpg

유홍준우는 손

 

 

 

오동나무 밑을 지나가는데 아이 하나가 다가온다

동그랗게 말아 쥔 아이의 손아귀에서

매미 울음소리가 들린다

얘야 그 손

풀어

매미 놓아주어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너 평생 우는 손으로 살아야 한단다







2.jpg

서정주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섭섭하게

그러나

아조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3.jpg

강연호저 별빛

 

 

 

그리움도 버릇이다 치통처럼 깨어나는 밤

욱신거리는 한밤중에 너에게 쓰는 편지는

필경 지친다 더 이상 감추어둔 패가 없어

자리 털고 일어선 노름꾼처럼

막막히 오줌을 누면 내 삶도 이렇게 방뇨되어

어디론가 흘러갈 만큼만 흐를 것이다

흐르다 말라붙을 것이다 덕지덕지 얼룩진

세월이라기에 옷섶 채 여미기도 전에

너에게 쓰는 편지는 필경 구겨버릴 테지만

지금은 삼류 주간지에서도 쓰지 않는 말

넘지 못할 선,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 너에게

가고 싶다 빨래집게로 꾹꾹 눌러놓은

어둠의 둘레 어디쯤 너는 기다리고 있을 테지만

마음은 늘 송사리떼처럼 몰려다니다가

문득 일행을 놓치고 하염없이 두리번거리는 것

 

저 별빛 새벽까지 욱신거릴 것이다







4.jpg

박재삼천년의 바람

 

 

 

천 년 전에 하던 장난을

바람은 아직도 하고 있다

소나무 가지에 쉴새 없이 와서는

간지러움을 주고 있는 걸 보아라

보아라 보아라

아직도 천년 전의 되풀이다

 

그러므로 지치지 말 일이다

사람아 사람아

이상한 것에까지 눈을 돌리고

탐을 내는 사람아







5.jpg

정희성흔적

 

 

 

어머니가 떠난 자리에

어머니가 벗어놓은 그림자만 남아있다

저승으로 거처를 옮기신 지 2년인데

서울특별시 강서구청장이 보낸

체납 주민세 납부 청구서가 날아들었다

화곡동 어디 자식들 몰래 살아 계신가 싶어

가슴이 마구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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