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항상 안철수에 대해서 정치적으로 이해해야 된다고 말해왔습니다.
사실 안철수는 항상 정치적으로,
정확히는 표가 많이 오는 쪽으로 움직여 왔습니다.
딱 두 번, 정치적으로 판단하지 않은 게 있는데,
하나는 새누리랑 선을 그은 거고,
두 번째는 문재인씨랑 대립한 겁니다.
역사에 만약이란 없지만,
최순실 사건이 터지지 않았다면, 그리고 그 상황에서 안철수가 처음부터 새누리당에 입당했다면 끔직했을 겁니다.
서울시장으로 안철수가 있다가 이번 대선에 나왔다면 견제할 수 있는 인물은 없었겠죠.
그러나 안철수는 다행히 처음부터 새누리랑은 선을 그었습니다.
물론 정치적으로 새누리랑 반목하면서 얻게 된 표도 있습니다만,
친새누리를 표방했다면 더 많은 표를 얻었을 겁니다.
거꾸로 문재인씨와도 이상하게 대립하려고만 했죠.
충분히 좋은 시너지가 있고, 팬층을 늘릴 수 있는데도 반목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문재인씨는 진보표에서 서로 엮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견제하는 건 당연하다고 해도,
그 선을 넘었죠. 그래서 많은 표도 잃었구요.
위 두 번을 빼면, 안철수는 항상 어떤 정치이념에 의해 움직이는 게 아니라,
눈 앞의 표를 보며 움직였습니다.
그래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중도와 정치혐오자들을 붙잡기 위해 항상 간잽이라 불리는,
그러니까 애매모호한 어법을 구사했습니다.
착한 안철수라는 이미지도(그게 설령 무릎팍에서 만들어준 걸지라도) 지키고,
지지층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었겠죠.
그런데 이제 더 이상 그 방법은 효과가 없습니다.
따라서 이번 인터뷰를 보면 안철수 스스로 방법을 바꾸려는 겁니다.
앞으로는 더 확실한 워딩을 낼 거고, 잡을 수 있는 지지자만 잡는 방법으로 바꾸겠죠.
이렇게 안철수를 바꿀 수 있었던 건 결국 국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광화문에 모였던 국민들이 결국 안철수마저도 바꾼 셈이죠.
이렇게 밖에 할 수 없게 말입니다.
그렇다고 안철수의 속이 변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쨌든 안철수의 목적은 대통령일 거고(서울시장을 포기했다면 아쉬워서라도 대통령이 되려고 하겠죠)
그걸 위해 방법만 바꿀 뿐 속이 달라지진 않을테니까요.
앞으로는 아마 진보의 입맛에 맞는 말을 많이 할 겁니다.
어쨌든 지금은 국민들에게 새누리당이 흉악으로 인식되고 있으니,
새누리당 편을 들어서 얻을 게 하나도 없는 시점이기도 하구요.
이제 앞으로 남은 건 국민들의 평가겠죠.
속이야 어쨌든 국민들 반응을 보고 바뀐다는 건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민이 컨트롤할 수도 있다는 거니까요.
그걸 보는 사람은 마음을 열 것이고,
어쨌든 대통령이 되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텐데,
그게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지금처럼 반대하게 될 겁니다.
어쨌든 안철수가 변한 걸 보니, 새롭게 민주주의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느낌은 드네요.
비박도 탄핵에 참여하게 되고, 안철수도 바뀌고,
자기들의 정치이익보다 대의에 맞춰 움직일 수밖에 없게 되는 이 상황이 보기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