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입술 속의 새는 너의 입맞춤으로

숨막혀 죽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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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찾는 것은

너의 입술

그 입술 속의 새

길고 긴 입맞춤으로 숨 막혀 죽는 새

나는 슬픔으로부터 달아나기 위해

너를 껴안는다

내 모든 것을 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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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다만 그림자

실낱 같은 여름 태양 아래 어른거리는

하나의 환영

그리고 얼만큼의 몸짓

그것이 전부

나는 고통 없는 세계를 꿈꾸진 않았다

다만 더 이상 상처받는 일이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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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찾는 것은 너의 입술

단 한 번의 입맞춤으로

입술 속에서

날개를 파닥이며 숨 막혀 죽는 새

밤이면 나는 너를 껴안고

잠이 든다 나 자신으로부터 달아나기 위해

​온 몸으로 너를 껴안고

내 모든 걸 잊기 위해

그대 굳이 아는 척하지 않아도 좋다

찬 비에 젖어도 새 잎은 돋고

구름에 가려져도 별은 뜨나니

그대 굳이 손 내밀지 않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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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 번 건네지도 못하면서

마른 낙엽처럼 잘도 타오른 나는

혼자 뜨겁게 사랑하다

나 스스로 사랑이 되면 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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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나를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집으로 돌아가기 싫어

가급적 아주 먼 길을 돌아가 본 적 있는지

그렇게 도착한 집 앞을

내 집이 아닌 듯 그냥 지나쳐 본 적 있는지

길은 마음을 잃어

그런 날은 내가 내가 아닌 것

바람이 불었는지 비가 내렸는지

꽃 핀 날이었는지

검불들이 아무렇게나 거리를 뒹굴고 있었는지

마음을 다 놓쳐버린 길 위에서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 날

숨 쉬는 것조차 성가신 날

흐린 달빛 아래였는지

붉은 가로등 아래였는지

훔치지 않은 눈물이 발등 위로 떨어지고

그 사이 다시 집 앞을 지나치고

당신도 그런 날 있었는지

너와 영화를 보러가면

나는 종종 스크린 대신 너를 본다

영화를 보는 너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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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장면을 보는 너는 어떤지

슬픈 장면을 보는 너는 어떤지

너는 매순간을 어떻게 맞이하는지

그렇게 너를 바라보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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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너와 눈이 마주칠 때면

내겐 그 순간이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