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사귄 벗은 오랜 친구만 못하다 사사로운 은혜를 베푸는 일은 공정한 여론을 돕는 것만 못하고, 새로운 벗을 사귀는 일은 옛 친구와의 우정을 돈독히 하는 것만 못하다. 영광스러운 이름을 세우는 일은 숨은 덕을 심는 것만 못하고, 기이한 절조를 숭상하는 일은 평상시의 행실을 삼가는 것만 못하다. 양치기가 저녁에 양들을 우리로 몰고 와서 보니 야생 산양들이 몇 마리 섞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양치기는 산양들을 키울 생각으로 자신의 양들에게는 마른 건초를 주고 산양들에게는 맛있는 귀리를 주었다. 다음날 아침이 되어 양치기는 산양들과 양떼를 몰고 산으로 올라갔는데 산기슭에 도착하자마자 산양들이 산 위로 도망쳐버렸다. 양치기는 산양들에게 은혜도 모르는 녀석들이라고 고함을 질렀다. 양치기의 말에 산양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당신은 오랫동안 키워온 양들보다 새로 온 우리들에게 더 정성을 쏟았어요. 그건 바로 나중에 다른 양들이 새로 오게 될 경우 당신이 우리를 또 그렇게 외면할 수도 있다는 증거잖아요?" 너무 새로운 것에만 욕심을 내지 마라. 친구와 포도주는 오래된 것일수록 그 가치가 귀하다. - 이재건 편저,《청소년을 위한 에세이로 읽는 채근담》 사진촬영:여시주편집:찬란한 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