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 http://secret--gardens.tumblr.com/
BGM 출처 : https://youtu.be/TF3rkjuxcsA
정규화, 꽃을 위한 헌시
바라보면
꽃이었고
돌아서면
그리움이었다
나는
왜
그 짓을
못했을까, 꺾어들면
시든 다음에도
나의 꽃인 것을
신형건, 벙어리 장갑
백희다, 너는 또 봄일까
봄을 닮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래서 여름이 오면 잊을 줄 알았는데
또 이렇게 니 생각이 나는 걸 보면
너는 여름이었나
이러다가 네가 가을도 닮아있을까 겁나
하얀 겨울에도 니가 있을까 두려워
다시 봄이 오면
너는 또 봄일까
헤르만 헤세, 연가
나는 꽃이기를 바랐다
그대가 조용히 걸어와
그대 손으로 나를 붙잡
그대의 것으로 만들기를
황경신, 달리다
너를 만난 이후로
나의 인생은 세 가지로 축약되었다
너를 향해 달려가거나
너를 스쳐 지나가기 위해 달려가거나
너로부터 도망가기 위해 달려간다
무엇이 행복이고 무엇이 불행인지 알 수 없다
풍경은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는다
갈기갈기 찢어지는 그리움의 색채를 보니
지금은 아마 이별의 초입이겠구나
너와 헤어진 이후로
나의 인생은 두 가지로 요약되리라
멈추거나 혹은
사라지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