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그날에 일요일인데도 이상하게 잠에서 빨리 깼다.
아오 왜이렇게 빨리 깨졌지? 이러면서도 평소와 다름없이 얼음물을 한잔 마시면서 컴퓨터 켰다.
그리고 곧 속보가 떴다. 처음엔 이게 또 무슨 개찌라시야? 이러면서 클릭도 안했다. 그런데 십분도 안되서 뉴스가 쏟아져 나왔다.
믿을수가 없어서 TV를 틀었다. 자막으로 속보가 나왔다. 뭐야? 진짜야????? 골이 띵 울렸다.
그리고 계속 기사만 찾아봤다. 본것 또 보고 본거 또 보고. 믿기지가 않아서.......
그래도 밥은 먹었다. 점심밥을 먹으면서 뉴스를 보는데 엄마가 그랬다. "찔렸는가봐..." 안받았다잖아. 라고 한마디 하는게 고작이었다.
확신이 없었다.
그땐 아직 조사 받던 중이었고 나는 믿음이 부족했다. 좋아하는거랑 믿음은 다르다는걸 그때 알았다.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무조건 믿을순없다는걸 그렇게 알았다. 끝까지 하나는 알려주고 가는 사람이었다.
내가 왜 정치에 관심 가져야 하는지 알려주고 위정자가 왜 중요한지 알려주더니 마지막까지 믿음이 왜 중요한건지 알려주고 갔다.
그래서 단 한번도 만나본적 없는 그 사람은 여지껏 딱 하나 있는 내 스승이고 선배다.
그런 스승이자 선배가 떠났다는데도 도무지 믿을 수가 없어서 며칠동안 눈물도 안났는데 혼자서 국화를 올리러 갔던 분향 마지막 날.....
밤새 줄 서있다가 마침내 맞이한 모습이 밀짚모자를 쓰고 환하게 웃고 있어서... 그게 너무 서러워서 펑펑 울었다.
그렇게 밀짚모자쓰고 촌부로 살지... 뭐하러 정치는 하고 뭐하러 대통령은 해서..... 못난 국민들 그냥 못나게 살도록 내버려두지.....
단 한번도 노무현때문이다. 이렇게 될때까지 노무현은 뭐했냐? 는 말을 입에 올려보지 않았는데 그날 처음으로 입에 올려봤다.
노무현때문이다. 내가 우는것도 이 많은 사람들이 우는 것도 전부 다 노무현 때문이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잘못했다.
노무현때문이 아니었다. 우리때문이고 나 때문이었다. 그렇게 오명을 뒤집어쓰고 가지 않아야 할 길을 갈때까지 나는 뭘했나?
좋아하면서도 100% 믿어주지 않았다. 내가 잘못했다.
벌써 내일이 5주기란다. 시간 참 빠르다..... 오늘따라 술이 왜이리 쓴지 모르겠다.
난 당신의 국민이어서 좋았어요. 당신은 내 대통령이라 좋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