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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올해는 그가 더 아프게 그립다.
게시물ID : sisa_5156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큐컴벌붸치
추천 : 1
조회수 : 42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5/23 02:17:19



브금 : 노무현 대통령이 부르신 작은 연인들, 타는 목마름으로. 

(작은 연인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좋아하시던 노래라고 합니다)


벌써 노무현 대통령 서거 5주기네요. 

매년 오월 이맘때면 참 괜히 우울해지고 그랬었는데 올해는 정말 아프도록 그가 그립습니다. 
그저께, 저녁 유시민 전 장관과 정여울 작가 노경실 작가 카피라이터 정철씨가 참가하신 북 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서적이라서 그날 인간 노무현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갔는데 노무현에게 감동 받은 일을 얘기하는 중 
노경실 작가가 한 얘기가 기억에 남네요.
그때 한창 언론이 대통령 흠집을 잡지 않으면 나라가 멸망이라고 할 것처럼 다들 노무현 대통령을 비난할 때였다고 합니다. 
노경실 작가가 아는 어느 분이(이름은 잘 생각이 안 나네요) 칼럼을 쓰셨는데,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비난하고 있는 언론들을 행태를 꼬집는 기사를 쓰셨답니다. 
그 후에 어느 날 그 분의 집 앞으로 노무현 대통령께서 보낸 쌀과 술이 도착 했다는 거예요. 
만나는 사람들마다 밥은 잘 먹고 다니냐 물어 보셨다는데, 당신 옹호하는 기사 썼다가 그 분 밥줄 끊길 까봐 쌀을 보내신 건지,
아니면 고마워서 보내신건지... 
오유를 하다 보면 누가 내 글에 반대를 눌러도 참 그게 신경 쓰이는데,그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이고 신문이고 할 것 없이 다 당신을 욕하는데,
 얼마나 힘드셨으면 일면식도 없었던 사람에게 그런 걸 보내주신 걸까. 참 속상하 

다음 주제가 노무현 때문에 화가난다는 주제였어요. 그리고 그 때 유시민 전 장관의 발언이 나온 겁니다. 
국민들에게 화가 난다고. 저도 너무 화가 나요. 
근거 없는 루머들을 뿌려 대는 언론과, 그걸 믿는 국민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을 근거 없이 모욕하는 네티즌들,
중학생 때 다들 노무현 때문이다 하길래 유행처럼 그 말을 따라했던 저한테도 너무 화가 납니다. 
제일 화가 나는 건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간 이명박. 조중동 쓰레기언론...그들이 꼭 죄 값 치르기 바라지만 이번 정권에선 
이루어 질 수 없는 꿈이겠지요. 

그 다음이 자유 질문이었는데. 슬픔의 도시 안산에서 온 사람이라며 자기소개를 하신 어떤 중년 남성분이 물으시더라구요. 
노무현 대통령께 여쭙고 싶은 질문이었으나 유시민씨께 질문하겠다. 노무현 대통령, 유시민씨 두 분 다. 경상도 출신에 한 분은 변호사 
당신은 서울대를 나오고 정치까지 하시니, 정계에서 한나라당을 지지하셨다면. 어쩌면 지금 쯤 어쩌면 강남에 빌딩 세 채 정도 가지고 
떵떵 거리며 사 실 수 있으셨을 터인데 왜 이런 길을 택하셨냐고.  그리고. 우리가 정말 새누리당을 너무 나쁘게만 생각 하는 거냐고, 사실 
그들도 우리나라를 위해 애 쓰는 건데 우리가 모르는 건지 아니면 그냥 정말 우리 생각대로 아무것도 안 하는 건지 궁금하다고. 
사실 두번째 질문이 꽤 임팩트 있는 질문이라 첫번째 대답은 잘 기억이 나질 않네요. 
후자는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그런 것 이라고 하시고요. 

낮에는 일대일 영화도 보고 왔습니다. 김기덕 감독이 노무현 대통령께 바치는 헌정영화 라지요.
그걸 보면서도 참 혼자 찔끔찔끔 많이 울었습니다. 너무 우리나라와 닮아있어서. 민주를 죽였는데. 
죽인 사람 중 아무도 제가 왜 민주를 죽였는지 몰라요. 악인은 정말 다 악인이고, 복수를 하려는 이들은 정말 다 정의를 위해서 복수를 하는것인지 
참 많은 생각이 드는 영화였습니다. 
부패와 타협하고 망각하고 후엔 아무렇지도 않게 웃는 이 상황을 우린 언제까지 반복 할 것인가. 
소신이 없는 자, 위기에서 혼자만 빠져나가려 하는 자, 얻어 맞으면서도 그냥 그러려니 하는 자, 기회주의자  
저 영화 속 인물 중 과연 나는 누구인가. 하는 질문까지..    
원래 혼자 영화 보는 걸 좋아하는데,
이 영화는 얘기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친구랑 볼 껄 하고 후회도 좀 했네요.

그냥.. 오늘 기분이 너무 우울해서 하고 싶은 말 적다 보니 길어졌네요. 

마지막으로 송기인 신부님이 추모글로 쓰신 당신은 희망이요 자부심입니다. 라는 글 올리게요. 
못 읽어보신 분들은 꼭 한번 읽어보세요.  

손녀가 당신을 닮아 참 하얗고 예쁘다던 노무현 대통령.
 오늘 따라 참 보고 싶습니다. 

offPYqL.jpg


"당신은 희망이요 자부심입니다"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마지막 가는 길 남긴 글처럼 이제 당신은 5월의 하늘을 가로질러 자연의 한 부분으로 돌아갔습니다. 1년 3개월 전 고향으로 돌아와 죽마고우들과 오순도순 촌부처럼 살던 당신이 싸늘한 주검으로 누워 있다는 게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무엇이 급해 그토록 소원했던 '사람사는 세상 봉하마을'의 꿈을 미처 피우지 못한 채 서둘러 떠났습니까.

우리는 당신의 체취가 밴 봉하마을에서, 서울에서, 대구에서, 광주에서, 대전에서, 전국 방방곡곡에서 당신의 부재를 애석해 하고 허탈해 합니다. 숱한 난관을 뚫고 이루어 낸 빛나는 당신의 삶을 추모하며 잔을 올리고 향을 사릅니다. 하늘도 슬퍼하며 비를 뿌리고 초목들도 한 순간 푸름을 멈춘 채 당신의 죽음을 애달파 합니다. 홀로 외롭고 힘든 길을 떠났지만 당신은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당신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그리고 오랫동안 당신을 그리워 할 국민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우리는 뒤늦게서야 당신 혼자 고통스러워 했을 삶의 마지막 날들을 짐작하며 눈물을 흘립니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비리혐의로 검찰에 소환되면서 느꼈을 자괴감과 당신의 동지와 친구가 줄줄이 구속되고 아내와 자녀들에게까지 들이닥친 검찰의 칼끝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당신의 참담함을 헤아려 봅니다. 당신은 자신의 안위보다도 그들이 겪는 고통에 더욱 가슴 아파했습니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는 고통이 너무 크다'는 마지막 글을 대하면서 우리는 어둠의 심연 속에서 감당하기 힘든 현실을 외롭게 받아들였을 당신을 생각하며 가슴이 아려옵니다. 세상에 홀로 내쳐진 그 절박함, 그 억울함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책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며 절망했겠습니까.

당신은 모든 것을 끌어안고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우리 현대사에 남긴 너무도 뚜렷한 족적, 누구도 감히 범접하지 못할 업적은 길이 남을 겁니다. 인권변호사 시절 시작된 당신의 정치적 역정은 도전과 좌절의 연속이었지만 언제나 풀뿌리 민중들의 편에 서 왔습니다. 끝내는 국민과 함께 민주정치의 승리를 맛 보았고, 그것은 우리에게 희망이자 자부심이기도 했습니다. 당신의 삶은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고질적 지역주의 타파와 지역 균형발전 등 새로운 질서를 모색했고, 남북의 평화와 공존을 위해 혼신을 다해 앞장서며 우리 정치를 한 단계 더 성숙시켰습니다. 권력과 자본의 그늘에 주눅이 든 국민들에게 따뜻한 미소와 허물없는 어투로 소통을 했던 최초의 대통령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당신이 기득권 세력으로부터 미움을 당한 것은 어쩌면 필연적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보수정치권과 보수언론은 국민들이 뽑은 대통령, 당신을 처음부터 흔들어댔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기득권 세력에 의해 만들어진 비민주적 사회구조를 개혁하기 위해 온몸을 던졌습니다. 권력기관을 멀리하며 권위주의를 타파했고 경제적 재분배를 위해 애를 쓰며 부유층의 투기놀음을 잡았던 것은 우리 정치사에선 기적 같은 일이었습니다. 기득권 세력과 불화하면서 이 땅의 온전한 민주주의를 위해 모든 것을 감수했던 당신이, 이제 다시 과거회귀를 획책하는 음울한 그림자 아래서 그동안 힘겹게 쌓아올렸던 가치들이 '잃어버린 10년'으로 매도당하고 허물어져 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미루어 짐작해 봅니다.

중도 성향의 어느 학자는 당신의 죽음을 "역사의 후퇴이자 한국 정치풍토의 구조적 책임"이라고 말했습니다. "검찰 수사는 전직 대통령을 망신 주는 방향으로 기획됐고 살아 있는 권력은 120% 목표를 달성했다"며 집권세력과 보수언론 모두 당신을 코너로 몰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당신이 왜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짐작하며, 이 땅에서 악순환되어 온 정치권력의 보복행위가 왜 끊어져야 하는지를 깨닫습니다.

언제나 우리의 든든한 이웃이었고 동지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신의 서거가 역사 현장에 남기고 간 의미를 찬찬히 되새겨 봅니다. 당신이 죽음으로서 지키려 했던 소중한 가치인 민주주의와 정의, 인간존엄의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우리는 당신의 가식없는 웃음과 소탈했던 대화를 오랫동안 기억할 것입니다. 이제는 갈등 없는 하늘에서 깊은 고뇌를 내려놓고 편히 쉬소서.

신부·전 진실과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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