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촬영에서 소품으로 솜사탕 모형을 사용하려고 했다. 인터넷에 솜사탕모형을 검색해보니 별 것도 아닌 게 꽤 비쌌다.
만드는 방법을 올려 놓은 사람이 없을까 하고 검색을 해보니 온통 장사치들의 글 뿐.
솜사탕 모형을 파는 사람들이 모형 만드는 방법을 올리지 않는 것은 당연하긴 하다.
그러다가 우연히 어느 블로그에서 친절하게 모형제작 방법부터 재로, 재료비까지 공개된 글을 발견했다.
공예가 취미인 사람인가?
아니 웬걸. 솜사탕모형을 만들어서 파는 노점상이란다.
이거 영업기밀을 이렇게 공개해도 되나?
사람이 참 순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쓴이에게 흥미가 생겨서 다른 글들을 살펴봤다.
60대 후반의 노신사. 노점상을 한다. 아내는 암투병 중이다. ......
아... 순간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노부부가 불쌍해서?
노부부를 동정해서?
아니...
몇 달 전 암투병 끝에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노신사의 간병 모습에 우리 가족이 겹쳐보였고 노신사의 아내에게서 우리 아버지가 느껴졌다.
절망스러운듯 힘겨운듯 그러면서도 담담한 모습이 우리 어머니의 모습 같기도 하고..
찾는 이 없는 그의 블로그 한켠에 안부를 남겼다. 아내분이 꼭 쾌차하셨으면 좋겠다고
그분들의 미래는 우리와는 다르기를 간절히 바란다.
출처
블로그에 쓰인 글들이 순박하고 소박하고 담백하니 참 좋습니다.
아내 암투병 이야기, 노점상 이야기, 드라마 이야기 등
그냥 노신사의 일상이야기가 담담하게 쓰여 있습니다.
sns에서 올라오는 글들은 억지로 멋을 내려고 노력하고 누군가에게 과시하려고 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블로그에 쓰인 글들은 그냥 우리내 일상 같습니다.
힘겨워 보이기도 하고 담담해 보이기도 하고
읽다보면 마음 한 켠이 아려오면서도 따듯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