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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네 이름 석자 적는다
게시물ID : lovestory_805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1
조회수 : 637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12/22 21:41:06

출처 : http://blog.naver.com/chungan3/220862525808

사진 출처 : http://sadistic-mind.tumblr.com/

BGM 출처 : http://bgmstore.net/view/Txp0j




\1.jpg

김민성, 네 이름




네 이름 석자 적는다

그저 바라본다


아, 너보다 시적인 건 없었다







2.jpg

송찬호, 초원의 빛




그때가 유월이었던가요

당신이 나를 슬쩍 밀었던가요

그래서 풀밭에 덜렁 누웠던 것인데

초록이 나를 때렸죠

등짝에 찰싹, 초록 풀물이 들었죠

 

나는 왠지 모를 눈물이 핑 돌아

벌떡 일어나, 그 너른

풀밭을 마구 달렸죠

초록 신발이 벗겨지는 것도 몰랐죠

숨은 가쁘고 바람에 머리는 헝클어졌죠

나는 그때, 거의, 사랑에 붙잡힐 뻔했죠

 

언덕에서 느릅나무는 이 모든 걸 보고 있었죠

한낮의 열기 속에서

초록은 꽁지 짧은 새들을 때렸죠

키 작은 제비꽃들도 때렸죠

더 짙고 아득한 곳으로 질주하는

한줄기 어떤 청춘의 빛이 있었죠







3.jpg

한강, 서울의 겨울 12




어느 날 어느 날이 와서
그 어느 날에 네가 온다면


그날에 네가 사랑으로 온다면
내 가슴 온통 물빛이겠네, 네 사랑


내 가슴에 잠겨
차마 숨 못 쉬겠네


내가 네 호흡이 되어주지, 네 먹장 입술에
벅찬 숨결이 되어주지, 네가 온다면 사랑아,


올 수만 있다면
살얼음 흐른 내 빰에 너 좋아하던
강물 소리, 들려주겠네







4.jpg

안재동내 안의 우주

 

 

 

내 안에도 세상이 있다

새가 있다

노랑할미새가 있고 은빛 찌르레기가 있다

쇠종다리도 있고 까치도 있다

그 새들이 울어 늘 새소리가 난다

물소리와 바람소리도 있고

해와 달과 별도 있다

내 안에도 작지만 그런 우주가 있다

하지만눈에 보이는 우주보단

훨씬 큰 우주이다

 

너는 언제나 내 우주에 있고

너에게도 우주가 있다면

그곳에 나도 있었으면 좋겠다

낮에는 티없이 푸른 하늘의 해가 되거나

밤에는 부서질 듯 찬란한 별이 되거나

아기 손처럼 보드라운 바람이 되어도 좋고

향기 짙은 야생 들꽃이 되어

우연히 너의 눈길이라도 끌면 좋겠다

내 안의 우주가 언제나

너로 인해 그렇게 아름답듯이







5.png

신해욱, 색




나는 과도한 색깔에 시달린다

내가 나빴다

좋아하는 것들이 많아져서

색깔을 훔치곤 했다

천연의 것들

인공의 것들

미안, 너의 그림자도 건드렸다

심지어는 물에게까지 그랬다


색깔들이 불규칙하게 차올라서

나는 쉽게 무릎이 꺾인다

나는 눈동자가 커다랗고 

내가 너무

무거운 것이다

그렇지만 좋은 것들은 정말 많고

네가 있고

나는 녹이 슬고

나는 호흡 곤란


오래오래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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