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이 작정하고 할 말을 쏟아냈다. 다시는 국민의 주권을 정치엘리트나 소수 기득권층에게 위임할 수 없으며, ‘반시민행위특별처벌위원회’라도 만들어서 특권남용과 부정부패에 대한 발본색원에 나서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서울 서래마을 그의 자택에서 다섯 시간에 걸쳐 인터뷰에 응한 김제동은, 이 시국이 헌법정신에 입각해서 대한민국을 새롭게 설계하는 데 시민들이 직접 주체로 나서야 하는 혁명의 시기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가 최근 출간한 책 <그럴 때 있으시죠?>에 김제동이 남긴 서명은 ‘2016년, 아직 모든 것이 사라지지는 않은 달’이란 문구이다. 사라졌어야 할 모든 것이 또 한 번의 변신을 통해 살아남으려 안간힘 쓰는 달, 순리대로 변화하기를 바라던 순진한 기대와 믿음은 여지없이 배반당했으나 아직 희망의 불씨는 뜨겁게 살아남아 사라지지 않은 달. 그 둘 중 무엇이 더 오래 살아남을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2016년 12월 ‘개와 늑대의 시간’, 아직 모든 것이 사라지지 않은 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