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긴 건 잘했는데, 꼴비시 놈들아, 군바리들 상대로 쪽팔리게 에결이 말이 되냐?"
엠히 선수들은 말이 없습니다. 하감독님의 두터운 볼살이 파르르 떨리며 설핏 저만치 경종이에게로 향합니다.
"으데 할 말 있으면 해봐라."
"..."
경종이는 할말이 없습니다. 오늘 자기를 처바른 찬기형 연봉은 채 30만원 즈음이니까요. 그동안 자기가 처묵처묵한 잉여 연봉에 비하면 UN 인권위에서 거품을 물 정도의 차이입니다. 결국 경종이는 슬그머니 손을 들었습니다.
"아, 아무래도 제가 선봉주제에 너무 병신같이 져버려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제? 쳐맞아야 겠지?"
"아닙니다!"
벌컥 일어난 초패왕 재훈이에게 일동의 시선이 쏠립니다. 저 병신은 당췌 왜 지랄이고, 하는 눈입니다. 마음속 경쟁자이던 동건이형이 어제 1승을 올려서 더욱 의기소침해진 패왕 재훈이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제가 너무 병신같았습니다! 감독님! 때리려면 저를 때려주십시오!"
"재훈아! 무신 소리냐! 감독님! 저, 서경종이 잘못입니다! 저를 때리셔야지요!"
"형들이 저러시는데 저라고 가만히 있겠습니까!? 감독님! 저도 때려주세요!"
엠히의 떠오르는 신인, 우서도 번쩍 손을 듭니다. 에결에서 기분좋게 이긴 보성이는 당황합니다. 분위기가 왠지 자기도 잘못했다고 하지 않으면 역적이 될 분위기입니다. 어쩔 수 없이 슬금슬금 손을 든 보성이는 중얼거립니다.
"제...제가 너무 경기를 질질 끌어서 관중이 22명밖에 안 남은 것 같습니다. 저도 그, 맞아야 할 것 같기도 하고..."
"어...저도 손 들어야... 하, 하여튼 저도 뭔가 잘못한 것 같습니다!"
석현이가 마지막으로 손을 듭니다. 서로 잘못했다고 지랄중인 꼴비시 히어로 새키들에게 하감독님은 문득 뜨거운 감동이 치솟습니다.
그래, 까짓거 공군놈들이랑 순위경쟁좀 하면 어떠나. 이게 진짜 사나이 우정 아니겠어.
그런데 문득, 손을 안든 한 놈이 신경쓰입니다.
투명해서, 존재감이 너무 없어서 하마터면 모를 뻔 했지만 재호입니다. 남들이 다 자기를 때려달라고 난리를 치는데 재호만은 오도카니 앉아있습니다. 하감독님은 문득 재호가 괘씸합니다.
"재호, 너 이시키, 넌 왜 손 안드노? 너 그리 안봤는데..."
클로킹이 강제 해제된 재호는 당황하는 기색이 없어요.
"전 존내 다 잘했는데요."
그러고보니 그렇네.
하감독님의 눈이 꿈틀 떨립니다. 사나이 우정을 가장해 은근슬쩍 넘어가려던 꼴비시놈들은 마른 침을 삼킵니다.
"재호 빼고 다 집합."
꼴비시 숙소에 매타작 소리와 함께 별이 내렸습니다.
퍽. 퍽. 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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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꼴데툰에서 착안했습니다.
참고로 전 dlwogh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