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에서
십이월의 어느 춥고도 이른 아침 기상대에서
예고한대로 눈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눈 오시는 이른 아침 민초들 모여 사는 달동네
비탈길은 위험하기 그지없지만 누군가 부지런한
어느 이웃이 벌써 미끄럼방지제 뿌려 두었습니다.
길엔 눈이 온 위를 일찍 걸어서 출근한 민초들이
바삐 서두느라 흩어진 흔적의 발자국이 고스란히
남아 희망의 새날 밝아오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눈 오시는 이른 아침 비탈진 눈길을 걸어서 내려오는
이 시대를 책임지고 열심히 이끌어가는 우리민초들에게
오늘도 무사히 일을 마치고 귀가 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세월이 흘러 달동네가 안전한 삶의 터전으로 발전하는 그 날 까지
우리 모두는 그들의 어려움 함께하며 따뜻한 이웃되기를 희망합니다.
세상은 노력하는 사람에게 일어설 기회를 주기에 오늘의 어려움을 극복하면
내일은 오늘의 어려움을 살아온 옛날이야기로 웃으며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 옛날 눈 오시는 날에는 동네 어린이들이 즐거워했고 비료부대 한 장으로
온 동네를 미끄럼 장으로 만들며 놀았던 추억들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당시 어린이들은 변변한 놀이시설이 없었기 때문에 자연이 만들어 준
눈썰매장에서 미끄럼을 즐기며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놀았습니다.
해가지고 날이 어두워지면 엄마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서야
친구들과 헤어지며 내일을 약속하고 집으로 가곤 했습니다.
아무리 날이 어두워져도 놀이 정신을 잃었었고 또 그 시절에는
지금 같은 무서움도 전혀 모르던 시절의 꿈같았던 이야기들입니다.
날이 어두워지면 달동네에서는 여성들의 귀갓길을 걱정해야하는
요즈음과는 살아가는 모습과 생각하는 자체가 많이 달랐습니다.
달동네 이웃의 자녀들을 좋은 일은 서로가 칭찬해주었고
안타까운 일에는 서로가 내 자식 같이 걱정해주었습니다.
오늘 날의 경쟁이 심한 시절에 주변을 돌아보며 언제 다시 그러한 시절이 올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