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브라질 월드컵이 한달여 남은 시점.
공식 슬로건이 발표되었습니다.
즐겨라, 대한민국 (Enjoy it, Reds)
2014년 4월 16일.
함께 월드컵을 즐길 수 있었던 대한민국 국민 300여명이 대한민국 앞바다에서 희생되는 참담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가족을 잃었고, 친구를 잃었고, 아직 발견되지 않은 실종자도 있습니다.
또한 대한민국의 미래가 될 아이들이 다수 희생되었습니다.
그 아이들이 앞으로 즐길 수 있었던 월드컵은 몇 번이었을까요?
요청드립니다. 슬로건을 변경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한번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월드컵을 즐기기만 하기에는 우리는 너무 많은 미래를 지키지 못했습니다.
공식 슬로건 제작을 고생하신 많은 분들. 이로인해 손해를 감수하게 되실 기업등 많은 이해관계가 엮여있는 것을 알고 있고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보다 더, 너무나 안타까운 미래를 잃었습니다.
숙고해주시기 바랍니다.
변경요청 서명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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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걸 즐겨야 하나요?
떠나간 생명을 즐겨야 하나요? 마르지 않은 가족들의 눈물을 즐겨야 하나요?
언제 어느때 어떻게 죽을지 모르는 나와 내 가족의 위태로운 목숨을 즐겨야 하나요?
세월호와 월드컵은 별개의 문제라고 하지 마세요. 월드컵의 문제가 아니라 슬로건의 문제에요.
1년 아니라 10년 전에 정해졌던 슬로건이라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하면 바꾸는 것이 마땅합니다.
언제까지 온나라가 세월호를 애도하고 침통해야 하느냐, 슬픔을 강요하지 말아라 하지 마세요.
이거 기억하세요? 참 멋있고 와닿았었는데.... 일본한테 해줄 말이 아니었어요.
을사늑약, 일제의 만행만이 역사가 아닙니다.
서해 페리호도 역사였고, 성수대교도 역사였고, 삼풍백화점도 역사였어요. 오늘의 세월호도 역사입니다.
무고한 생명들을 수없이 앗아간 그 안전불감증과 비리들의 역사를 잊었기 때문에 오늘날 세월호가 생겼고, 우리가 잊으면
세월호는 또다시 반복됩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