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가을이 깊어 겨울로 치닺고 있다.
한창이던 단풍도 낙엽으로 바뀌어 간다.
어린시절 단풍 보다는 꽃을 좋아 했다. 가을 보다 봄.
단풍은 왠지 낙조, 황혼과 같은 쓸쓸한 느낌 이었다.
이후 자라면서 초여름의 신록을 좋아하게 되고, 이제 인생의 가을로 접어드니 단풍이 더 없이 아름답다.
단풍은 나무가 시린 겨울을 이기기 위해 선택한 에너지 절약 방법 과정중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기온이 떨어지면 잎자루 끝 가지와 붙은 지점에 떨켜가 형성되어 모체와 차단이 된다.
잎속에서 광합성을 통해 생성된 영양성분에 의해 색소가 형성된다.
물의 이동이 차단되어 엽록소는 점접 파괴되면서 단풍의 고운 색은 더욱 드러난다.
나무에 따라 안토시아닌 색소는 붉은색, 카로티노이드는 노란색, 타닌은 갈색을 띠게 된다.
나무는....
왜 겨울을 나기 위해 낙엽을 선택하면서, 중요한 에너지원을 잎속에 남겨두어 단풍을 만드는 걸까?
한해의 고단함을 아름다운 단풍으로 스스로에게 위안하는걸까?
휴지기로 들어가기 직전..
아까운 에너지를 잎속에 남겨 마지막 화려함을 연출한다.
그래서 낙조와 같이 쓸쓸하면서도 진한 아름다움이 폐부를 찌른다.
이 가을....
원숙함에 익숙해지는 모든 벗들이 단풍처럼 화려하게 다시 피어나길 바라며,
잎을 다 떨고 새로운 잎으로 다시 시작하는 나무처럼 늘 새롭고 신선한 나날이 계속되길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