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마개
찬바람이 불어오면 어린이들의
겨울나기 귀마개가 생각납니다.
찬바람 맞으며 학교에 가면 귀가 시리다 했는데
엄마가 털실로 밤사이 짜서 아침에 주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시장에서 사온 알록달록 예쁘게 생긴
귀마개를 했지만 나는 우리 엄마가 밤새 정성으로
만들어준 따뜻한 털실 귀마개가 제일 좋았습니다.
내가 가진 귀마개에서는 늘 엄마 냄새가나고
엄마가 옆에 있는 것 같아서 더욱 좋았습니다.
엄마가 만들어 준 털실 귀마개 하나만 있으면
아무리 추운 겨울바람도 다 막아 주었습니다.
어릴 적 나는 엄마가 요술쟁인 줄 알았는데
자고나면 밤사이에 엄마는 내가 필요 하다고
말한 것을 언제나 무엇이든 만들어 주었습니다.
떨어지고 구멍 난 양말은 다른 천을 대어 기워주고
무릎이 찢어진 바지도 말끔하고 튼튼하게 고쳐주고
더러운 옷은 깨끗이 빨아 새 옷 같이 해주었습니다.
우리 엄마는 어릴 적 나에게는 요술쟁이였었는데
흐르는 세월 때문에 허리 굽은 엄마를 볼 때마다
너무도 작게 보여서 안타까운 마음을 갖게 됩니다.
세상을 많이 살아온 우리의 엄마들은 모두가
이렇게 힘이 없어 보이고 자식들에게 안타깝게
보이는 것일까 스스로 반성하며 생각해 봅니다.
내 사는 것 바쁘다는 핑계로 잠시 잠깐 엄마를 잊고
내 자식들만 살피다가 어느 한 순간 갑자기 문득
엄마가 생각나면 그때서야 반성을 하곤 합니다.
엄마가 만들어주시던 털실 귀마개를 생각하며
이 세상의 천사들은 우리를 길러낸 엄마들이라는 생각으로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이 올 겨울도 무사히 건강하게 이겨내시기를 간절하게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