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얼음
우이천을 따라 날마다 같은 시간 같은 거리를
운동하면서 시시 때대 변하는 모습을 봅니다.
오늘 아침 우이천 가장자리에는 살얼음이 얼었는데
아침마다 십 여 마리의 백로들이 날아와서 긴 목으로
물속의 먹이를 찾던 백로들이 아직 보이지 않았습니다.
날씨 탓인지 아니면 날이 갑자기 추어져서 인지는
알 수 없지만 백로들이 보이지 않아서 궁금합니다.
우이천 새들 가족으로 물오리 가족과 백로들이 있으며
가끔씩 원앙새 몇 쌍이 날아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계절마다 우이천 풍경이 자연스럽게 바뀌고 달라지는
모습을 보며 자연의 변화에 감사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부터는 우이천 둑 벽의 빈 공간에
둘리를 그리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1983년에 시작된 둘리의 이야기는 고향이 쌍문동 이라면서
우이천 중에도 쌍문동 부분에 둘리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둘리가 시작되던 해 봄부터 이곳으로 와서 살기 시작한
우리가족이 벌써 이렇게 많은 시간을 흘려보냈습니다.
둘리 그림을 보면서 젊은 시절 바쁘게 일하던
그 시절 회상하며 그리움에 젖기도 합니다.
세월은 소리 없이 흔적 없이 흐르는 것 같은데
내 모습은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첫 얼음을 시작으로 추위가 시작되는 겨울 맞으며
올 겨울도 건강하게 무사히 지나가기를 기원합니다.
나이가 들어가면 겨울나기가 두렵다는 이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나도 행여나 해보는 걱정입니다.
날씨 추워지면 오던 새들도 얼음으로 먹이 찾기 힘들고 그러면 새끼들은 어찌 키우나
또 우리 이웃들이 추위를 어찌 견딜까 염려되어 벌써 부터 내년 봄을 생각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