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그냥 흔한 여학생...은 아니고 흑여사지만 한 때 아가리 파이터이자 깐족여제로 이름을 날린 여인임. 중2였나 중3 이후로 나는 이미지를 가꾸기 시작했고, 불과 며칠 전까지는 책 좋아하고 수줍은, 착한 애였음. 또 공부도 전교 등수를 오르락 내리락 하며 이름을 떨쳤음. 내 입으로 말하긴 쪽팔리지만 난 착함. 거절 못 함. 그래서 그런지 친구도 많이 사귈 수 있었음.
무튼... 썸남도 있ㅇ...아니 있었음. 초등학교 1학년때 부터 아는 사이였는데 얼굴도 별로고 키도 작고 공부도 못하는데 나랑 잘 맞음. 너무 잘맞음. 때려 치우고... 베프년이 있음... 나의 모든걸 아는 새끼. 이새끼랑 학교가 끝나고 늦게서야 나와서 학교 뒤 벤치에서 수다를 떰. 나는...진성 스파이디 빠였던지라 2차를 뛰고 3차 뛸건데 같이 가자고 했음. 이새끼는 좀 심한 호구라서 뭐 하자하면 어 °▽° 이리와봐 하면 어 °▽° 야 하면 어 °▽°하는 병신임. 근데 왠일로 싫다면서 튕기는거임. 내가 소원하나를 들어준다고 했고, 걔도 ㅇㅋ했음. 요구는 스파이디 찬양을 육성으로 질러보라는 거였음. 했음... 그리고 교문을 나오던 썸남과 마주쳤음. 그 때 내 입은 스파이디 존나 쎅씨해!!!!! 라고 움직였음.
내가 시발... 이라고 한 순간 운명처럼 썸남의 입에서도 시발 이라는 단어가 나왔고, 내 친구는 뒤를 돌아보았음. 시간이 멈추는 느낌이 났음. 내 모든게 깨진 느낌. 썸남은 애써 괜찮다고 웃으며 황급히 자리를 떴고 나는 내 주둥아리를 찢고싶다는 욕구가 드는 동시에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음. 친구년도 놀란 눈치였음. °▽° 가 °▽°;;가 되는게 보였음.
그리고 그저께 스파이더맨을 보고 옴. 쎅씨한 스파이더맨... 내가 그렇게 좋아하던 거미남을 봤는데 울컥했음. 망할 거미남 하면서 집에 들어왔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음.
난 이루어지지 못한다해도 진정한 사랑을 선택했다고.
그렇게 내 생에 첫 로맨스는 시작하기도 전에 깨지고 부러졌음.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하려고는 하는데 내 폰 배경에서 웃는 피터 파커를 볼 때 마다 어색하게 웃던 썸남이 떠오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