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트림 구분이 얄미운 것은 성능이나 주요 옵션의 차별이 아닌 작디 작은 장식의 차별입니다. 개인적으로 그 압권은 '도어스커프' 이고 원가차이 500원이나 날까 싶은 차별을 당한 처지에 이르면 '빠직'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3,000만원 훌쩍 넘는 차를 샀는데 무슨 금딱지 까지는 아니더라도 이건 너무하지 않느냐며 따지고 싶어집니다.
- 플라스틱을 좋아하시니 싼 차를 사신거죠? 라는 현대의 일침 -
그래서~! D~I~Y~ 라는걸 해봅니다. 다행히도 미우나 고우나 국산 제조사라 부품 공급이 잘되니 저와 같은 기계치도 이 정도는 할 수 있는 겁니다. 모비스를 찬양하게 될 줄이야... 여튼 순정 부품을 금요일 오전 월급 루팡질 사이 잽싸게 주문했습니다. 제 차량의 경우 26,000원 들었습니다.
- 도어스커프는 4개 한짝으로 구입해야 하지만 정말 취향이 독특하면 개별 구매도 가능합니다. -
준비물은 간단합니다. 어딘가 굴러다닐 헤라와 적당한 타월 입니다. 타이어 바꿀 때나 겨울에 대리점 가면 얻어오는 얼음 제거 헤라 등도 가능할 겁니다만 급하다고 등짝 스매싱을 각오하고 밥주걱을 사용하는 것은 말리고 싶습니다. 타월은 너무 두꺼우면 피곤해지고 신문지등으로 대용해도 됩니다.
- 도구는 헤라, 수건 또는 그와 비슷한 어떤 것들 입니다. -
기존 도어스커프의 분리는 단순 명료합니다. 틈새를 벌리시고 밀어 넣은 뒤 위아래~ 위아래~ 하며 들어 올리세요.
- 우리가 싼 차를 샀지 플라스틱이 무서운 것은 아니잖아요~ 들어 올립시다. -
접합 구조는 이미 앞에서 짐작하셨겠지만 후크 방식이고 좌우 혼동하지 말라고 친절하게 LH, RH 적혀있습니다. 좌우 혼동될 까봐 몇번을 다시 보는 류인 소심 of 소심인 저도 했으니 여러분들은 더 잘하실 겁니다.
- 누군가는 뭔가 거창할 줄 알았다며 실망하더군요. 후크가 뭐야 후크가... -
이왕 벗겼으니(!) 청소 좀 해줍니다. 현대기아차가 보이지 않는 곳의 도장 기포 정도는 무시해 주는 감성을 가졌군요. 이런게 기포 터지고 물 들어가서 녹슬고 기타 등등... 에이 설마 고장력 장판에 어쩌구 했다는데... 믿고 갑니다. 아니 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와서... 어떻게 해...;;;
- 청소는 물왁스라던가 세차 매니아들이 쓴다는 QD 라던가 그런걸로 가볍게~ -
조립이야 뭐 분해의 역순이지요. 그저 맞추어서 꼽아주고 잘 꼽혔는지 소심인 답게 꾹꾹 눌러서 확인해주면 그만 입니다. 초등학교 4~5학년 수준이면 하니 여성이라도 부담 없음을 자신합니다!
- '그래봐야 소가 타는 차가 다를게 뭐있어'라는 자괴감은 없는 걸로 치겠습니다. -
뻔한 차라지만 2~3만원 쯤은 '나를 위한 만족감'으로 해볼만 합니다. 적어도 잠시 동안만이라도 출근길 차 문 열었을 때 기분 좋아질 수 있잖아요. 곱창에 소주 두어병 기분 좋게 마신 것과 비등하거나 조금은 더 좋은 것 같으니 더 깊게 생각하지 말고 가겠습니다.
- 다만 며칠이라도 기분 좋게 차문 열면 족발 소자 + 소주 2병 값 투자한 의미는 있습니다. -
본 D~I~Y~ 에서 최대 관문이 남았습니다. 어디서 또 그런 잡스러운 쓰레기를 들고 왔냐며 한소리할 집사람을 감당하는 겁니다. 묵묵하게 멋적은 웃음 지으며 창고에 보관하면 미션 종료입니다. 잔소리가 연장될 수 있으니 잠시 주차장으로 가 차를 바라본다던가 동네 한바퀴 돌고 온다던가 해서 시간을 보내고 귀가해도 좋습니다.
- 남은 기존 도어스커프를 잔소리 들어가며 창고에 보관하면 끝~! -
* 순정 부품 말고도 LED가 들어온다던가(요즘은 번쩍을 넘어 좌우로 왔다갔다도 하더라는) 등의 애프터마켓 제품도 있습니다만 이것들은 배선을 해야하고 이는 곧 차량 전기에 관여한다는 의미입니다. 취향이 아닌 것은 둘째치고 설치 귀찮음이 급 증가할 뿐더러 차에서의 전기는 가능한 기본으로 유지하는게 속 편했다는 기억에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순정 부품이니 만큼 제조사의 품질과 신뢰성에 있어 애프터마켓 제품 대비 장점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각자의 판단 영역이나 고려해볼 요소이기에 첨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