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질문을 하기 전 질문자가 스스로 셀프체크를 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글을 적어 봅니다. 아 뭐 그럴 수 있죠. 책 추천해 달라는 질문 할 수 있죠. 정말 초심자분가 무얼 시작할 때는 정말 막막할테니까요. 내가 뜨개질, 요리, 혹은 옷입기에 대해 책을 좀 추천해 달라고 하는 질문과 많이 비슷할테니까요.
그치만 IT 공부하면서 책 추천해달라는 질문만 보면, 아... 성격이 못되어서 그런지 왜 그런 질문을 하지 생각할 때가 있어요. 그래서 책 추천해 주면 진짜 열심히 볼건가? 뭐 이런 오지랖도 ㅋㅋ
사실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이 빠르게 입문을 하기 위해서는 가벼운 입문서를 보는 것이 좋죠. 그래서인지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이 제목과 같은 질문을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첨에는 이 글을 저런 질문에 대한 비판을 하려고 시작을 했는데, 글을 적다 보니 생각이 바뀌어 책을 추천해달라는 질문에 대해 나름의 답을 드리는 식으로 전개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모든 질문은 그래도 나름의 가치가 있고, 질문자 자체를 폄하하고 싶은 뜻은 없으니까요. 질문을 탓하는 것 보다는, 질문자가 보다 더 나은 질문을 하도록 유도해 드리는 것이 서로간에 더 나은 방법이 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제가 저런 질문들을 그다지 좋지 않게 보는 이유는 이겁니다. 일부 IT 분야에서 이런 질문은 "나 알아보기 귀찮아. 그냥 딱 좋은 걸로 니가 하나 집어 줘"라는 걸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책 추천을 받는 게 뭐 그렇게 나쁜 일이겠어요. 좋은 책을 추천 받아서 빨리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게 좋죠. 그런데 이미 그런 추천은 사람들이 이미 많이 해 뒀을 거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모든 질문은 그 나름의 가치가 있지만, 반복되는 똑같은 질문은 그 가치가 현저히 떨어지는 거죠.
그러니까 책 추천이란 질문은 상당히 폭이 좁은데다 수동적이고 지엽적인 질문입니다. 추천을 받으면 할 수 있는 행동은 그 책을 텍스트로 선택하느냐 마느냐 그 뿐이거든요. 질문자는 더 다양한 의문을 가지고 스스로 액티브하게 행동할 수 있어요.
사실 어느 정도 실력이 쌓이면 이런 질문을 별로 안 하게 됩니다. 뭐 입문서라는 게 다 거기서 거기니까요. 쓸데 없는 설명과 주석에 너무 페이지를 많이 할당하고 IT 서적이란 것이 소설과는 달라서 시간이 지나면 금새 휴지조각이 되는 경우도 너무 흔하거든요. 그리고 어느 정도 알게 되면 자기가 어디로 나가야 되는지 감이 잡히거든요.
프로그래밍은 책 하나 줄창 파서, 거기 나오는 내용을 잘 암기하면 되는 게 아니에요. 개념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다양하게 응용을 할 수 있어야 되는 거에요. 그냥 책에서 나오는 대로 수동적으로만 따라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닙니다. 보다 넓게 봐 주세요. 그리고 보다 능동적인 관점에서 질문을 해 보세요. 그러면 책 추천해 달라는 말은 별로 쓸모가 없는 질문이란 걸 알게 됩니다.
서점에 가서 해당 서적의 판매량, 서평을 봐도 감이 오고, 직접 서점에 가서 목차와 글을 봐도 느낌이 옵니다. 처음에는 감이 안 와도 몇 권 손에 쥐고 조금만 보면 왠만큼 감이 옵니다. 다시 말해서 서적 판매량이나 서평, 출판사, 저자 등에 의해 몇몇 책들은 이러이러한 느낌이구나 감을 잡을 수 있는 것이 중요한 거에요. 그래서 해당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추천하는 책들은 무엇무엇이 있을까? 또 내 수준에 잘 맞는 책들은 그 중에서 어떤 것일까? 이 출판사 책이 대체적으로 평이 이렇다더라 ... 바로 그런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건 누가 일러 준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스스로 알아 보고 자기만의 데이터(견지)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보다 넓고 능동적인 질문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한 줄 요약: - 책 추천 받아요 같은 수동적인 질문은 될 수 있으면 삼가라. 일반적인 질문처럼 일단 먼저 검색해 이미 이뤄진 추천을 찾고, 또 스스로 해당 분야에 대해 감을 잡은 다음 교차 검증하면 당신에게 어울리는 책을 고를 수 있다. 조금만 더 능동적으로 질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