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자전거로 달려가는 길모퉁이 마다
들꽃들이 나름대로 멋을 풍기면서
가을바람에 한들거리고 있습니다.
가을바람은 들꽃을 시기하는 듯
들꽃이 쉴 틈도 주지 않고 불어오는데
들꽃은 그래도 즐거운 듯이 한들거립니다.
만나는 들꽃마다 이름을 다 알지는 못하지만
예쁘게 피어있는 모습만으로도 아름답게 보입니다.
어느 사이에 가을은 깊어서 낙엽이 지는
큰 길 가로수들이 제법 많이 눈에 뜨입니다.
오래된 은행나무 가로수 잎이 여름 한 철에는
아름답고 그늘을 주어서 좋다 했지만 요즈음은
은행의 열매가 풍기는 냄새 때문에 걱정입니다.
은행열매를 한동안은 주워가면 안 된다고 했다가
요즈음은 열매를 누구라도 빨리 주워가서 냄새가
나지 않도록 해 주면 좋을 것 같다고도 한답니다.
이웃에게 조금이라도 영향을 주는 일이 있으면
곧바로 다툼이 생기는 요즈음의 사회흐름이
대단히 걱정스럽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나에게 즐거움을 줄 때는
별로 느끼지 못하다가 조금 불편함을 주면
곧바로 불편을 호소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도시에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사는 공동 주택에서 살아가면서
서로 지향하는 가치관의 차이로 다툼이 가끔 생깁니다.
사람이 긴 세상 많은 이웃들과 함께 얼굴보고 살면서
맞이하는 온갖 일들이 어찌 내 마음에 꼭 들겠습니까.
서로가 한발 한 가지씩 양보하고 이해하며 너그러운 마음으로 살면
내가 먼저 즐겁고 함께 사는 이웃이 즐거우니 모두의 정신 건강에도 좋답니다.
들길에 피어난 들꽃 누가 실수로 밟아도 탓 하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이 대견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