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나갔으면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불행이란 무엇일까요.
반대로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불행했습니다.
사실 그래서 지나갔으면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수많은 손아귀들이 저를 잡아 침묵과 좌절의 구렁텅이에 끌어당긴 날이었습니다.
그 손아귀들은 다양합니다.
그것은 괴물이기도 했고, 시간이기도 했고, 피로함이기도 했습니다.
그저 그랬습니다.
다만 오늘은 그 속에서 부러워 할 뿐 이었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당신도 힘들다는 것을.
하지만 오늘 저는 가장 불행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물론 저의 마음 속에서.
친구의 가족이야기를 들으며 부러워 했습니다.
친구가 용돈을 받는다는 말을 들으며 부러워 했습니다.
친구가 조금 공부하고 시험을 잘 보았다는 말에 부러워 했습니다.
아니.
시기했습니다.
저는 행복한 가정이 없습니다.
저는 가족이 없는 껍데기이기에 행복함이라는 것을 담을 수 없기 때문이죠.
저는 알바를 합니다.
대학생이 알바하는 것은 당연해 보이면서도.
다만 저는 그것을 버스비, 식비와 같은 것이 아니라 오로지 저가 원하는대로 사용하고 싶을 뿐입니다.
당신이 이런 말을 들으면 경멸할지도 모릅니다.
이기적인 제 모습을 보고 바보같이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이 부끄러웠습니다.
오늘의 제 자신이 너무나도 어리다는 것을 알기에 부끄러웠습니다.
말로만 넘어가고, 말로만 이해하고.
정작 마음은 모든 것을 담고, 담고, 담을 뿐이라는 것을 알기에.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술을 마시고 들어오는 괴물도 그저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자랑하는 친구를 보며 시기하는 제 자신도 그저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어린 제 자신도 그저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참.
지나가는 시간입니다.
그래도 지금 이 시간,
저는 자판을 두드리고.
당신은 휠을 굴리거나 손가락을 까딱하는.
이 작은 공간에서의 시간은 그저 지나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성숙할 자신을 꿈꿔봅니다.
당신은 어떤 하루를 보냈습니까?
그것은 지루한 하루였을 수도.
아픈 하루였을 수도.
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는 조용한 하루였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한마디 해봅니다.
당신과 나에게
수고했어요. 오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