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화창했습니다.
당신이 사는 곳은 어땠을지 모르겠네요.
다만 저는 학생이기에 시험을 보러 학교를 가야만 했습니다.
고작 1시간, 1과목을 보기위해 1시간 30분이나 되는 버스를 타야한다니!
그것도 이렇게 화창한 하늘 아래에서!
참 고통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시험을 마치고 터벅터벅 걸어갔습니다.
오늘 친구와 만나 대화도 했기에 쓸쓸하진 않았지만
역시 혼자 걸어 내려가는 언덕길은 외롭습니다.
다만 그곳에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당신은 고양이를 좋아하시나요?
저는 좋아합니다.
양지바른 곳에 누워 고롱거리는 그 모습을 보았습니다.
저는 슬며시 다가가 멀리서만 쳐다봤습니다.
고양이는 고롱거리다 이내 잠들었습니다.
편하게 잠든 고양이의 모습을 그저 지켜봤습니다.
왠지 편안해 졌습니다.
발걸음이 가벼워 졌습니다.
내일 싫어하는 수업의 시험이 있지만
오늘 그 고양이의 얼굴을 보니 조금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물론 지금 이시간에도 저는 칸트와 아서 단토와 프로이트의 이야기를 읽고 있습니다.
당신이 이런 이야기에 관심을 가질지는 모르겠지만.
다만 생각해봅니다.
고양이의 그 편안한 표정을.
어쨌든 당신은 어떤 하루를 보냈습니까?
행복했나요?
괴로웠나요?
아니면 아무 일도 없이 그저 지나갔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당신과 나에게
한마디 전합니다.
수고했어요. 오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