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마 대부분 보셨다시피 문재인 씨는 계속 중언부언하면서 몸을 사리고 대부분의 핵심 사안에 대해서 답을 회피했습니다.
물론 그의 입장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당장 보수 언론이 꼬투리 잡을만한 사소한 것도 캐치하기 위해 매의 눈으로 주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의당 박지원도 마찬가지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민주당 내에서도 문재인에 대해 비우호적인 세력이 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요컨대 그는 외부의 적과 내부의 적 모두를 상대하는 입장에서 아주 조심스럽게 움직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태도로는 지지자를 계속 유지시킬 수 없습니다. 정치는 이성의 영역일뿐만 아니라 감성의 영역이기도 합니다. 정치 지도자는 지지자들을 감동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문재인의 언변이 예전부터 좋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변명이 될 수 없습니다. 일단 대권을 목표로 한다면, 그리고 권력의지가 있다면...불가능한 것도 계속 도전하고 이겨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말도 연습해야 하고, 때로는 정면승부를 할줄도 알아야 합니다.
일각에서는 외연확대라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저도 외연확대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적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지나치게 조심스럽게 움직인다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습니다. 지나친 조심스러움의 결과는 잘하면 현상유지고 못하면 오히려 세력을 약화시키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지지율이 4%로 추락했고 그저께는 190만 촛불이 들고 일어섰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한가한 말을 할 시기가 아닙니다.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고, 장군은 이제 본격적인 전투를 준비해야 합니다.
적을 상대할 용기가 없다면 장군으로서의 자질이 부족한 것이겠죠. 하지만 여전히 문재인 씨를 믿고 싶습니다. 그가 영입한 인재는 분명 중용되어야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김병기, 조응천, 표창원 등...그리고 그의 친구 안희정. 개인적으로 이재명이 사이다라고 보지만 그를 신뢰하지 못하는 것은 그가 앞서 말한 이들을 모두 포용할 그릇이 안 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문재인은 분명 사람을 끌어모으는 재주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젠 그것만 가지고 안 됩니다. 좋으나 싫으나 그는 이제 전 국민이 지켜보는 위치에 있고 따라서 주변인들의 신뢰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모두가 포스트-박근혜 정부를 갈망하는 이 시국에서 그는 더 이상 질문에 답을 회피해서는 안 됩니다. 이것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더욱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이제는 출사표를 내야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