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년 전에 이 사이트를 처음 접했을 때는 정말 놀랐습니다. 접해보지 못했던 각종 유머나 움짤, 그 외에도 철학이나 상식 시사에 관한 글까지 고루 갖춰있어서 금새 매일같이 눈팅 하는 둥 흠뻑 빠졌습니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생각하는 게 상식적이고, 인간적이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하지만 작년 대선 이후로 요새는 오유 들어와서 베오베에 들어가면 한숨밖엔 나오질 않습니다. 각종 부패와 사건 사고를 전하는 게시물이 페이지를 거의 뒤덮다 싶히 있으니까요.
물론, 이건 좋은 현상입니다. 사람들이 그만큼 정치에 대해 관심이 많고, 깨어있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오유엔 넘쳐날 정도로 많다는 걸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도 저는 제가 가입했던 시절의 오유가 그립습니다. 웃긴자료를 바로 옆 친구들과 낄낄대며 골라볼 수 있었던 그 시절을요.
요즘은 매일 베오베에 뜬 시사글 읽으며 한숨 쉬기 바쁩니다. 제목만 봐도 한숨이 나와요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습니다. 그렇다고 그걸 챙겨보지 않기엔 너무 찝찝합니다. 오유를 접하기 전엔 알 수 없었던 각종 무섭고 화가 치밀어 오르는 부정 부패를 눈감으며 유머글만 보기에는 이젠 너무 많이 알아버렸습니다.
제발 하루빨리 우리 사회가 건강해져서 사건과 사고, 부정부패, 누군가의 눈물을 머금고 있는 게시물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유머와 깊은 생각에 빠질 수 있게 만드는 철학, 재미있는 각종 과학 상식으로 잔뜩 채워져 있는 페이지를 보는 게 제 요즘 소원입니다.
정말 이전처럼 제가 설레는 마음으로 오유를 접속할 수 있는 날이 다시 오기를 간절하게 빌어봅니다.
긴 푸념글 읽어줘서 고맙습니다. 만일 잘못된 게시판글이라 지적해 주시면 옮기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