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현직 IT엔지니어입니다.
흔히 개발자라고도 불리는 갈아넣는 공돌이중 하나죠.
인터넷 서비스를 여러 해 운영관리 해 보면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장애'라는것.
많이 익숙하신 단어일 듯 싶네요.
어떠한 원인과 과정에 의해서건 인터넷 서비스에 문제가 발생하여 고객(사용자)들이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거나 이용에 심대한 불편을 격는 상황. 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것입니다.
모든 서비스들이 그런 것은 아닙니다만, 상당수의 경우 장애라는 것이 발생하면 장애가 났다는 사실 자체에 과도한 시선이 몰립니다.
'누가 장애냈냐?', '뭐하다 났어?', '누가 책임질건데?', '그런 작업을 허락도 안받고 한 이유가 뭐냐?'
그리고 여간 장애횟수 및 장애시간을 갖고 SLA(Service level agreement, 서비스 수준 협약)의 한 부분으로 평가를 내립니다.
"얼마나 장애를 많이 냈는가"에 주목하는 형태인겁니다.
복구하는 과정과 얼마나 빠르게 복구했는지는 장애가 발생하는 횟수보다는 중요하지 않아요.
그러다보니 사소한 장애는 보고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기보다는 덮고 넘어가는 일이 비일비재 합니다.
재발하지 않게 완전히 고치기보다는 당장에 임시변통으로 때우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상한 얘기가 길어졌지요?
이 부분을 생각해보다가 이게 우리 사회 전반에 흐르는 분위기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느 버스회사의 정비공이라 보면.
비용절감과 수리횟수, 고장횟수를 따지는 경영진 때문에 문제가 크지 않아 보이는 고장은 대충 수리하고 운행시킵니다.
그러다 펑.
여기 새로 짓고잇는 고층건물이 있습니다.
인근 저수지의 물 때문에 지반침하가 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건축주가 시끄러운 소문 나는것을 두려워해 여러모로 무마시킵니다.
그러다 와르릉.
이를 일반화하면 사고/장애/문제는 어떠한 분야에서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라 봐야 한다는겁니다.
사고가 나고, 문제가 발생하면 질책받기를 두려워해 덮어두려 해선 안됩니다.
이상한 소문 나는게 두려워, 사용자들이 불평불만 갖는 것이 두려워 문제가 발생한다는 사실 자체에 집중해서는 안됩니다.
고장은 생기는겁니다.
문제는 생기는겁니다.
사고는 나는겁니다.
인정 해 두고 이제 이후에 어떻게 대처해 나가는 지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합니다.
심각한 문제가 될 뻔한 상황을 달 대처해낸 직원을 칭찬해 주세요. 왜 나대냐, 쓸데없는 짓 했다 질책하면 그것은 그 조직의 손실로 돌아올 것입니다.
고객의 질책과 평가를 두려워 하지 말고 최대한 솔직하게 대응하세요. 위에서 예를 든 신축건물만 해도, 사실을 밝히고 건축주가 취한 안전대책을 솔직하게 공개했더라면, 더욱 신뢰받는 기업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실수하여 문제를 만든 사람을 질책하고 소외시키기보다는, 그 실수를 잘 회복해 낸 사람을 칭찬하고 우대해 주세요.
우리는 실수할 수 있는 인간입니다.
그 실수에서 배울 수 있기에 인간입니다.
더 나아지고자 하는 사람을 무안주지 마세요.
그 사람은 지혼자 잘나서 나대는게 아닙니다.
공익제보자를 철저히 보호해 주세요.
이 사람은 자신의 인생과 경력을 희생하여 공공의 이익을 지키고자 하는 영웅입니다.
서구 국가들이 몇벽년에 걸쳐 산업혁명을 거쳐가며 1차에서 2차로 2차에서 3차 산업으로 이룩해난 과정을 우리는 100여년 이내 단기간에 짚어나가는 과정입니다.
다른 나라들은 이미 사회 체제 안에 녹여낸 부분들을 우리는 학습해 나갈 수 밖에 없는겁니다.
세월호 희생자 분들이 우리에게 큰 숙제를 던져놓고 가셨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인들은 우리의 발닦개임을 잊지 맙시다.
공무원은 국민에 대한 서비스 조직임을 잊지 맙시다.
법이 필요하면 법을 만들고.
법이 잘못되었으면 법을 바꾸고.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져야 한다면, 그것도 바꾸고.
우리의 발닦개들이 문제라면 그것들도 바꾸고.
운좋게 세월호에 타지 않아 살아남은 우리들은 세월효의 아이들에게, 세월호의 희생자들에세 평생 갚아나가야 할 빚을 졌다 생각합니다.
명복을 빕니다.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